# 2005년 여름 언니와 함께 일본 오사카를 여행중이던 조윤희씨는 로밍 휴대폰으로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SK텔레콤이 로밍 고객에게 제공하는 위급특보 서비스에 따라 태풍이 일본 열도로 북상한다는 메시지가 휴대폰에 뜬 것.
조씨는 이동 도중에 태풍에 날려온 간판에 언니가 머리를 맞고 의식을 잃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위급 상황에서 그는 마땅히 연락할 방법이 없어 로밍 서비스와 함께 제공되는 글로벌 세이프티 서비스 상담원에게 전화를 했다. 글로벌 세이프티 서비스는 24시간 여행관련 상담원에게 연결돼 의료 상담 및 로밍 지역 통역 서비스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조씨의 사정을 들은 상담원은 급히 한국의 의사와 전화통화를 연결해 응급처치를 하도록 했고, 이용 가능한 인근 병원도 안내해줬다. 조씨는 글로벌 로밍 서비스 덕분에 위기의 순간을 넘길 수 있어서 지금도 글로벌 로밍 서비스를 여행을 위한 안전판으로 생각한다.
해외를 나가도 휴대폰은 긴요하다. 오히려 연락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국내에 있을 때보다 휴대폰은 더 절실할 때가 많다. 때문에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이 휴대폰으로 제공하는 글로벌 로밍 서비스가 급증하는 해외 여행객과 출장객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글로벌 로밍 서비스란 해외에 나가서도 국내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휴대폰을 걸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자동 로밍 기능까지 지원하므로 국내에서 사용하던 휴대폰을 해외에 그대로 가져가 통화할 수 있다.
로밍 서비스가 해외 여행의 필수품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조윤희씨 사례에서 확인되듯이 그 안전과 편리함 때문이다.
여행자가 해외에 있어도 국내 지인들과 손쉽게 통화하며 안부를 전할 수 있어, 과거처럼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졸이지 않아도 된다.
여행자도 현지에서 휴대폰 통화 외에 문자메시지(SMS)를 주고 받을 수 있고, 이통사에 따라 통역이나 여행상담 등 별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3세대 화상휴대폰의 등장으로, 이젠 해외에서 얼굴을 마주하며 통화할 수도 있다.
간혹 시계를 가져가지 않았을 경우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를 위한 글로벌 자동 로밍을 이용한다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휴대폰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현지 시간이 나타나 편리하다.
이 같은 편리함 때문에 글로벌 로밍 이용자는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글로벌 자동 로밍 이용자가 2002년 29만3,000명에서 2003년 76만3,000명, 2004년 145만9,000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2005년에는 203만명8,000명으로 글로벌 로밍 이용자가 200만명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269만4,000명을 기록했다.
KTF도 마찬가지. 2002년 2만4,000명에서 2003년 5만3,000명, 2004년 9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해 2005년 19만1,500여명, 지난해에는 51만6,000여명이 해외에서 글로벌 자동로밍을 이용했다.
글로벌 자동 로밍 이용자 증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글로벌 로밍 이용자수는 SK텔레콤의 경우 175만명, KTF는 54만9,000명을 기록해 SK텔레콤은 올해 300만명, KTF는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성영 SK텔레콤 로밍사업부장은 “해마다 글로벌 로밍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로밍지역도 130개국으로 늘어났다”며 “앞으로 로밍 이용자들이 국내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서비스를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종류를 늘리고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KTF 글로벌 마케팅팀 관계자도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등장으로 글로벌 자동로밍도 편리해졌다”며 “그만큼 이용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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