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축구 꿈나무들이 2007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 월드컵(17세 이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나란히 고개를 떨궜다.
박경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A조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맞아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후반 막판 집중력이 떨어지며 0-2로 패배했다. B조의 북한도 같은 시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의 현란한 개인기 앞에 속절 없이 무너지며 1-6으로 참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2패로 A조 최하위에 머물러 자력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4일 오후 8시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토고(2무)와의 최종전에서 무조건 이긴 후 다른 조 경기 결과에 따라 와일드카드가 주어지기를 바라는 길 밖에 없지만 골득실(-3)에서 크게 뒤져 있어 그마저 바라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열린 경기서 페루와 토고는 0-0을 비겼다.
코스타리카전은 한국으로서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한판이었다. 박경훈 감독은 주성환(광양제철고)을 최전방에 배치하고 윤빛가람(부경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천석(포철고)과 최진수(현대고)를 좌우 날개로 배치한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전반 중반부터 주도권을 틀어 쥔 후 맹공을 퍼부었지만 한국 축구의 고질병인 ‘골 결정력 부재’가 문제였다.
특히 후반 날린 결정적인 슈팅이 모두 빗나가 땅을 쳤다. 후반 3분 주성환이 아크 오른쪽에서 날린 회심의 슈팅이 골키퍼 모레이라의 손을 스친 후 골대를 강타했고, 후반 7분 윤빛가람의 크로스를 정현윤(광양제철고)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모레이라 골키퍼의 선방에 다시 가로 막혔다. 후반 40분에는 최진수가 미드필드 측면을 돌파해 회심의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났다. 수 차례 골 찬스를 놓친 한국은 후반 34분 상대 역습에 수비진이 허물어지며 마르코스 우레나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인저리타임에는 제시 페랄타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한편 북한은 ‘세계 최강’ 브라질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참담한 패배를 맛봤다. 북한은 킥오프 휘슬이 울린 뒤 8분만에 세 골을 내주며 크게 흔들렸고 전반 22분 한 골을 더 허용하며 0-4로 뒤져 승부는 일찌감치 결정났다. 북한은 전반 24분 안일범이 한 골을 만회했지만 브라질은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줄리아누(파라나)의 골로 다시 스코어 차를 벌였다.
수원=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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