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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다시 정상 선 돌부처 "초반 과감한 승부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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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다시 정상 선 돌부처 "초반 과감한 승부에 주력"

입력
2007.08.2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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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가 오랜 휴식을 끝내고 다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이창호는 지난 17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벌어진 제3회 중환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박정상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5년 3월 춘란배 우승 이후 무려 2년5개월만의 세계 정상 정복이다. 특히 이창호는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마다 전성기 버금 가는 멋진 기량을 펼쳐, 드디어 그 동안의 긴 슬럼프에서 벗어난 게 아니냐는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또한 이창호는 이번 우승으로 삼성화재배 LG배 응씨배 후지쯔배 도요타덴소배 춘란배 TV아시아선수권 등 현존하는 모든 국제 기전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주말 개선한 이창호를 만나 보았다.

-오랜만에 세계 대회 우승을 해서 그런가 안색이 아주 좋아 보인다. 지금 컨디션은 어떤가.

“괜찮다. 그 간 두통이 심했는데 이젠 거의 없어졌다. 얼굴에 열기가 올라오는 증세도 크게 개선됐다. 요즘 열심히 하고 있는 기체조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몸 상태가 아직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건강이 좋아지면 자연히 성적도 좋아지리라 믿는다.”

-이번 중환배에서 둔 바둑을 본 국내 기사들이 마치 전성기 때 모습을 보는 듯하다고 평했는데.

“결과가 좋았으니 좋은 평가가 나왔을 것이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둔 바둑이 모두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첫 판 장쉬와의 대국은 중반 이후 내가 큰 실수를 했는데 상대가 제대로 응징하지 못해 위기를 면했고 결승전에서도 초반 전투에서 박정상이 실수하는 바람에 유리해졌지, 만일 제대로 두었으면 오히려 내가 불리해질 수도 있었다”

-최근에 바둑 스타일이 크게 달라졌다. 의도적인 것인가.

“조금 과감해졌다고 할까. 전에는 웬만하면 기다리는 쪽이었지만 요즘은 찬스가 있으면 가능한 한 빨리 승부를 결정지으려고 노력한다. 젊은 기사들이 모두들 형세 판단이 정확하고 종반 끝내기도 강해서 길게 끌고 가면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웃음)”

-올 들어 국내외 기전에서 계속 준우승에 머무르고 ‘무관’ 위기까지 이르자 드디어 이창호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본인은 어땠나.

“그 동안 워낙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처지가 못됐다. 빨리 건강을 회복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사실 ‘무관’이라는 것은 20년 동안에 처음 당하는 일이라 잘 실감이 안 났다. 물론 약간 초조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다행히 왕위전에서 타이틀을 방어해서 심리적으로 좀 나아졌다. 게다가 이번에 중환배에서 우승해서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최근 중국의 녜웨이핑이 한 인터뷰에서 “이창호가 세계 1인자 자리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평했다. 자신은 언제까지 정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글쎄. 개인적인 욕심으로야 당연히 오래 머무르고 싶지만 내일 일을 어찌 알겠는가. 또 성적이란 항상 상대적인 것이므로 그저 오늘 최선을 다할 뿐이다”

-평소 바둑 연구는 어떻게 하는가.

“사실 별로 안 한다. 어릴 때는 하루 종일 바둑판을 끼고 살았지만 요즘은 하루에 몇 시간이라고 정해 놓고 하는 게 아니라 혼자 집에서 틈틈이 컴퓨터로 관심 있는 기보를 놓아 보거나 아니면 주로 내가 둔 바둑을 다시 검토하는 정도다. 이제 더 많이 공부한다고 해서 바둑 실력이 크게 늘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 않겠나.”

-바둑 말고 다른 분야, 예를 들어 재테크 같은 데는 관심이 없나. 또 한때 연애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연애설은 전혀 낭설이다. 결혼할 나이가 되긴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경제 쪽은 아버님이 전담하셨는데, 1년 여전 아버님 건강이 나빠지신 후부터는 어머님과 내가 돈 문제를 상의해 결정하고 있다. 특별히 재테크랄 건 없고 대부분 간접 투자 위주고 아주 조금 직접 투자도 하고 있다.”

박영철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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