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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른 박태환 이대로 베이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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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오른 박태환 이대로 베이징까지

입력
2007.08.2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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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 해켓(27ㆍ호주)은 더 이상 ‘마린보이’ 박태환(18ㆍ경기고)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이 미리 보는 베이징올림픽 무대에서 금빛 물살을 가르며 명실공히 세계 최강임을 다시 확인했다. 박태환은 21일 지바 국제종합수영장에서 열린 수영 프레올림픽(2007 일본 국제수영대회)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4초77로 ‘라이벌’ 해켓(3분45초27)을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이로써 박태환은 지난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때의 기록(3분44초30)에는 못 미쳤지만 5개월 만에 열린 메이저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1년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밝게 했다. 이 종목 세계기록은 은퇴한 이안 소프(호주)가 2002년 세운 3분40초08.

그러나 멜버른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해켓 왕조’를 무너뜨린 박태환은 또 다시 해켓을 비롯 마테우츠 쇼리모비츠(폴란드), 장린(중국)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이 종목 세계 1인자 자리를 굳혔다. 해켓은 지난 대회 패배 이후 명예회복을 위해 맹훈련, 몸무게를 6kg이나 빼며 박태환에 뺏긴 금메달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고속 성장 중인 박태환을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오전 열린 예선에서 전신수영복을 입고 실전무대 첫 선을 보였다가 5위에 그친 박태환은 답답함을 토로한 뒤 결선에선 하체만 덮는 기존의 반신수영복을 입고 나섰다.

2레인에 선 박태환은 0.71초의 빠른 스타트 반응과 함께 물 속에 뛰어들어 6레인의 해켓과 함께 초반부터 엎치락 뒤치락했지만 선두로 치고 나가지 않았다. 대신 해켓보다 약 1m 뒤에서 꾸준히 스퍼트 시점을 노렸다. 50m 구간에서 첫 턴을 할 때만 해도 박태환은 3위에 처졌으나 100m 지점에서 54초52를 기록하며 해켓(54초48)에 이어 2위로 치고 올라온 뒤 150m 구간까지 2위를 유지했다. 250m 지점 턴을 할 때 해켓은 2분20초75였고 박태환은 2분20초96이었다.

300m 지점에서 잠깐 위기를 만났다. 1번 레인의 스탄치크(폴란드)가 2위로 치고 나온 것. 그러나 박태환은 350m 지점에서 3분18초12로 해켓(3분18초23)과 스탄치크(3분18초54)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막판 스퍼트가 주무기인 박태환은 남은 50m에서 더욱 가속도를 냈고,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뒤 두 손을 번쩍 치켜올렸다. 6레인의 해켓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박태환은 우승 직후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또 우승을 하고 나니 올림픽 메달에 대한 자신감이 더 커졌다”며 “이틀 뒤에 1,500m가 남았는데 최선을 다해서 기록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23일 자유형 1,500m에 출전, 2관왕에 도전한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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