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 삼성 심정수(32)가 생애 첫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다.
심정수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취재 기자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 결과 팀 동료 오승환과 제이미 브라운, KIA 이현곤, 두산 이종욱 등 경쟁자들을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리고 초대 서머리그 MVP(상금 500만원)에 등극했다. 신상우 KBO 총재는 22일 대구 삼성-롯데전에 앞서 심정수에 대한 시상을 할 예정이다.
심정수는 전체 유효 투표수 84표 중 56표(66.7%)를 얻었고 이현곤은 16표, 오승환은 9표를 획득했다. 이현곤과 오승환은 MVP 투표 직후 열린 KBO 상벌위원회 회의에서 각각 우수 타자와 우수 투수로 선정돼 상금 200만원씩을 받게 됐다. 이종욱과 브라운은 각각 2표와 1표에 그쳤다.
심정수는 올시즌 첫 도입된 서머리그에서 20경기에 출장, 홈런(7개) 타점(23개) 장타율(0.667)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공격 3관왕에 올랐다. 비록 10걸 안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타율도 3할1푼9리(72타수 23안타)를 기록했다. 삼성은 4번타자 심정수의 맹타를 앞세워 서머리그가 열린 7월15일부터 8월14일까지 14승6패의 급상승세를 타며 초대 패권을 차지했다. 페넌트레이스 순위도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2년간 부상과 수술 후유증에 시달리며 슬럼프에 빠졌던 심정수는 올시즌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다. 20일 현재 타율은 2할5푼2리에 그치고 있지만 25홈런 82타점을 기록하며 양대 부문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심정수는 특히 올시즌 기록한 25개의 홈런 중 11개를 득점권에서 터트릴 만큼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 삼성은 서머리그동안 심정수가 홈런을 기록한 6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동갑내기 부인 홍성순씨, 둘째 아들 종현(5)군과 함께 시상식장을 찾은 심정수는 “운 좋게도 서머리그가 시작되는 시점이 타격 밸런스를 찾아가는 기간이었다.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서머리그 동안 컨디션이 좋아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홈런이나 타점 타이틀은 크게 욕심내지 않는다”며 “올해 우승하게 되면 현대 시절까지 포함 5년 연속 우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또 삼성에 몸 담으며 3연패를 한다면 그것도 뜻 깊은 기록이 될 것”이라고 우승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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