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이후 보수성향이 지배적이었던 미국 사회가 ‘좌회전’하고 있다고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가가 19일 주장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앤드루 코헛 사장은 19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부시 대통령의 책사인 칼 로브는 ‘영원한 공화당 다수당 시대’를 꿈꿨지만 그의 퇴장에 맞춰 미국사회도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헛 사장은 미국 사회의 정치적 환경과 가치관, 이데올로기가 변화한 주요 원인으로 부시 행정부의 실패를 꼽으면서 이로 인해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2002년 조사 때만 해도 공화당원 및 친공화당 성향 국민과 민주당원 및 친민주당 성향 국민이 각각 43%로 비슷했지만, 최근 조사에선 민주당원이거나 친민주당 성향인 국민이 50%를 차지하는 반면에 공화당원 또는 친공화당 성향은 3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최근 조사에서 ‘군사력이 평화를 보장하는 최선의 길’이라는 공화당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의견은 절반도 안 되는 49%로, 최근 20년 이래 가장 낮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정부가 극빈층을 돌봐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한 지지도는 94년 57%에서 최근 조사에선 69%로 12%포인트 올랐다.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의견도 1994년 조사 때보다 더 낮아졌다. 일례로 ‘에이즈는 부도덕한 성행위에 대한 신의 처벌’이라는 주장에 대해 1994년 조사에선 39%가 동의했으나 이번 조사에선 단 23%만 이를 지지했다.
코헛 사장은 미국 사회의 변화양상이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민주당의 시대’가 올지 여부는 민주당 정부가 성공적인 지도력과 업적을 보여줘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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