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사의 허위학력 파문이 종교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신도수 25만명을 자랑하는 국내최대규모의 도심사찰인 능인선원(서울 강남구 포이동) 원장 지광(智光ㆍ57ㆍ속명 이정섭ㆍ사진)스님은 1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서울대 중퇴로 알려진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앞으로 속죄하는 마음으로 참회 정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고를 졸업한 뒤 투병생활을 하다가 1976년에 학력제한이 없던 한국일보 기자시험에 합격했는데 입사후 이력서에 고교 선배의 조언에 따라 서울대공대를 중퇴한 것으로 기재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며 “84년 능인선원을 개원한 이후 과거에 잘못 쓴 이력이 언론에 소개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이를 용기있게 밝히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 서울 미군부대 근처에서 자라 일찍이 영어에 눈을 떴는데, 84년 능인선원 개원후 그가 영어로 경전을 가르친다는 소문이 퍼져 중산층이 많이 사는 서울 강남지역의 포교에 적잖은 힘을 발휘한 것으로 불교계는 분석하고 있다. 지광스님은 이날 “입산 출가할 때 포교를 할 생각이 없었고 학력을 포교에 이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7명의 신도로 개원한 능인선원은 현재 수도권에 국녕사와 석룡사(이상 경기도 고양시), 등룡사(서울시 관악구), 용장사(수원시 팔달구) 등 4곳의 사찰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톈진(天津)과 태국 등 해외에도 분원을 두고 있다.
한편 지광스님은 2002년 방송통신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 불교대학원 선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최근 서울대대학원 종교학과 박사과정 종합시험을 치렀다고 밝혔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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