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이 일본인과 더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국민 가운데 객관적인 수치에 비춰볼 때 스스로의 건강상태를 가장 비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보건복지부가 OECD의 ‘헬스 데이터 2007’을 토대로 작성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실태’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평균 수명과 1인당 주류 소비량, 비만율 등 국민 보건과 관련한 객관적 수치는 상위권인데도 불구, 스스로 건강하다고 믿는 사람의 비율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2005년 현재 일본의 평균 수명은 82세로 OECD 최장수국이며, 한국도 78.5세로 OECD 평균(78.6세) 수준을 유지했다. 또 개개인의 건강과 직결된 1인당 연간 음주량은 한국(8.1ℓ ㆍ공동 21위), 일본(7.7ℓㆍ24위) 모두 OECD 평균(9.5ℓ)에 훨씬 못 미쳤다. 비만율도 두 나라(한국 30.5%ㆍ일본 23.3%) 모두 OECD 회원국(평균 47.6%)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처럼 양호한 객관적 수치에도 불구, ‘본인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긍정적으로 대답한 비율은 한국과 일본 모두 낮았다.
한국은 응답자의 47.4%만이 ‘건강하다’고 대답했고, 객관적 수치가 한국보다 양호한 일본 국민의 경우는 38.7%만이 ‘건강한 사람’이라고 응답했다. OECD 회원국 국민의 평균 응답률(68.9%)보다 턱없이 낮은 것으로 한국은 주관적인 건강 자신감 부문에서 25위, 일본은 29위를 기록했다.
주관적 건강 부문에서 한국ㆍ일본과 함께 하위권에 머문 나라는 슬로바키아(34.4%), 헝가리(45%) 등이었는데 두 나라는 평균 수명(슬로바키아 74세ㆍ헝가리 72.8세), 주류 소비량(슬로바키아 11.4ℓㆍ헝가리 13.2ℓ), 비만율(슬로바키아 47.6%ㆍ헝가리 52.8%) 모두 OECD 평균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넘어서고 있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동양 문화권에 속한 한국과 일본의 경우 서구인보다 신중하고 스스로를 낮추는 경향이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일 양국은 의료비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로도 분석됐다. OECD에 따르면 각국의 ▦의료비 지출액 ▦영아 사망률 감소 ▦평균수명 증가를 토대로 의료 효율성 지표를 산출한 결과, 한국과 일본의 효율성 지표는 1로 나타나 전체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요컨대 한일 양국이 가장 적은 돈을 들여 평균 수명을 늘리고 영아 사망률을 감소시킨 국가라는 얘기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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