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들어온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저리의 엔화 자금을 빌려 각국의 고수익 자산에 투자된 자금)이 청산되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는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의 교훈’이라는 보고서에서 “엔 캐리 자금의 상당량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대출돼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한마디로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는 분석이다. 국내 엔 캐리 자금이 급격하게 일본으로 되돌아가면 원ㆍ엔 환율 상승(엔화가치 강세)으로 엔화 대출에 대한 원금상환액이 늘어날 뿐 아니라 부동산과 주식 등의 자산가격은 상대적으로 하락해 상환능력도 떨어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한국은행 내부자료를 인용, “지난해 말 현재 금융기관 엔화 대출을 포함해 국내에 유입된 엔 캐리 자금 잔액은 213억~289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재경부가 추정한 국내 엔 캐리 자금 60억 달러의 4배가 넘는 규모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2,550억 달러)의 10% 수준이다.
신 연구위원은 “엔 캐리 자금이 일시에 청산되더라도 외환보유액이 넉넉해 대외지급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전 세계적인 청산흐름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정책당국은 잠재적 위험을 모니터링하고 충격을 사전에 완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교훈을 이렇게 적었다. “무분별한 대출 확대와 투기 붐이 결합해 만든 거품은 언젠가 붕괴한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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