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측은 19일 투표가 마감되기 훨씬 전부터 승리를 장담하는 투표 결과 예측치를 내놓았다.
이성헌 조직총괄단장은 투표 마감을 4시간여 앞둔 오후 3시40분께 “박 전 대표가 52.3%(8만3,491표), 이명박 전 시장은 46%(7만3,358표)로 우리가 약 6.3% 포인트(1만133표) 이길 것으로 전망한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단장은 “여론조사(44.9% 대 54.2%)와 당연직 대의원(43.9% 대 55.3%)에서는 밀리지만 당협 추천대의원(50.4% 대 48.1%) 당원(54.4% 대 43.2%) 국민선거인단(57.9% 대 40.2%)에서 앞선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체 투표율을 69%로 예상한다”면서 “호남의 경우 이 전 시장 지지자들은 이 전 시장의 도덕성에 실망해 투표하라고 사정해도 안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국 우리가 이길 텐데 뭘 그러느냐”며 괘념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오후 8시 투표가 끝나자 박 전 대표 측은 상대 경선후보 진영을 향한 기선 제압에 한층 열을 올렸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전 대표와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거둬들인 표를 캠프가 어느 정도는 성공적으로 지켰으므로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위원장은 “굳이 어느 정도 차이인지를 말하라고 요구한다면 94% 정도를 개표한 시점에서 박 전 대표의 승리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남아 있는 표를 전부 이 전 시장이 가져간다고 해도 판세는 뒤집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6% 포인트 이상의 승리를 장담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여론조사 마감시간까지 전체 표본 6,000개 중 427개가 모자란 채 마감되자 환호성을 올렸다.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20, 30대 유권자들이 주로 전화를 받지 않아 예정된 표본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캠프의 한 핵심관계자는 “당초 불리한 것으로 예상했던 여론조사에서도 우리가 6 대 4 정도로 이길 것”이라며 거듭 승리를 장담했다.
이에 앞서 오전 9시께 서울 강남구청에서 투표한 박 전 대표는 ‘잠은 잘 주무셨냐’는 질문에 “예”라고 짤막하게 답한 뒤 이내 얼굴에서 환한 웃음이 사라졌다. 이어 결연한 표정으로 “투표사상 가장 우려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며 부산 등에서 유권자가 휴대폰으로 투표용지를 촬영하다 적발된 사건을 거론했다.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 캠프에서) 그런 지시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싶었는데 현실로 나타났다”면서 “선거 과정을 보면 (당선 후) 어떻게 정치를 할지 알 수 있다”며 거듭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이 사건으로 격앙돼 있던 캠프 분위기는 각 지역의 시간대별 투표율이 속속 집계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박 전 대표가 강세를 보이는 대구 경북 등의 투표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반면, 열세 지역인 서울 호남 등의 투표율이 평균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홍 위원장은 “모든 것이 우리의 예상대로 되고 있다”고 여유를 보였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