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 타고 갈 차량이 BMW로 밝혀지면서 의전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세계 정상들이 이용하는 차량은 어떤 것일까. 세계에서 방탄차를 만들 수 있는 완성차 업체는 5개 남짓에 불과하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의전차량은 이들 회사의 명차가 애용된다.
교황 베네딕토16세는 폭스바겐과 볼보에서 특별 제작한 독일차를 탄다. 이전에는 벤츠가 오랫동안 사용됐다.
폭스바겐은 12기통 엔진에 최고출력 450마력인 페이톤 W12를, 볼보는 4,400cc급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XC90 V8을 교황에게 선물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의전차량은 벤틀리와 랜드로버로 알려져 있다. 영화 ‘더 퀸’에서 여왕은 10년 넘은 랜드로버를 직접 몰고 다닌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땅의 에어포스 원’으로 불리는 2001년형 캐딜락 드빌 리무진을 이용한다. 방탄은 물론 생화학 테러에도 대비가 가능하고 첨단 통신장비를 갖춰 이동식 집무실로도 손색이 없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GM의 플리트우드 브로엄 리무진을 탔다.
미국 이외의 세계 정상들 역시 자국 산 자동차를 의전용으로 많이 이용한다. 러시아는 구 소련시절 개발된 질 리무진을, 독일은 벤츠나 BMW, 프랑스는 푸조의 세단인 607, 일본은 닛산 로얄이나 도요타 센추리, 영국은 재규어 XJ6 소버린 등을 의전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상들은 경호 등 여러 이유로 의전차량을 수시로 바꾸기도 한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러시아 정상은 공식 의전차량인 현대차의 에쿠스 대신 자국에서 공수해온 캐딜락 리무진과, 벤츠 리무진을 각각 이용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는 51년 만에 벤츠에서 아우디로 의전차량을 바꿨는데, 그의 4번 결혼경력에 빗대 아우디를 상징하는 4개의 링이 결혼반지를 뜻한다는 조크가 생겨났다.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GM의 캐딜락, 포드의 링컨 콘티넨털 등 미국차를 애용했다. 최근엔 벤츠, BMW가 많이 사용된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56년형 캐딜락을, 박정희 대통령은 캐딜락 플리투우드68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벤츠 최고급 모델인 S클래스600을 탔다. 노무현 대통령은 S클래스600과 2005년 구입한 BMW의 최고급 모델 760Li을 같이 타고 있다. 현대차의 그랜저, 에쿠스 리무진 컨버터블도 종종 이용된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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