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 수가 지난 겨울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월 가창오리 개체수 조사결과 지난해(27만여마리) 보다 3배 가량 증가한 81만9,000여마리가 관찰됐다고 16일 밝혔다.
가창오리는 전세계 개체수의 95% 이상이 매년 한국을 찾아 겨울을 보낸다. 5~6월에 시베리아 툰드라지대에서 번식하다 10월에 우리나라에 와 이듬해 2월말께 돌아간다. 최대 집단 서식지는 전북 군산시 금강호로, 30여만 마리가 무리를 이룬다. 올해는 이런 무리가 3개나 관측됐다.
과학원은 “최근 유엔환경회의 세계보전모니터링센터(UNEP-WCMC)는 기후 온난화로 툰드라지대의 환경이 변하면서 철새들의 번식지가 확대되고 먹이량이 증가했다는 관측결과를 내놓았다”며 “가창오리 개체수 급증도 이 같은 이유로 번식율이 크게 높아진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겨울철새 전체 개체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28개 내륙과 해안습지에서 ‘겨울철 조류 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겨울철새 198종, 159만7,000여마리가 관찰됐다. 이는 센서스가 처음 시작된 1999년(174종, 95만4,000여마리) 이래 가장 많은 수다.
반면 2006년 11만2,000여마리까지 관찰된 쇠기러기는 올해 8만7,000여마리로 급감했고, 2000년 43만5,000여 마리가 찾아왔던 청둥오리는 올해 17만8,000여 마리로 줄었다. 과학원측은 “겨울철새 종에 따라 개체수 변화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기후온난화와의 연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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