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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CEO들이 본 한국/ "한국여성의 美가 아시아 트렌드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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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CEO들이 본 한국/ "한국여성의 美가 아시아 트렌드 선도"

입력
2007.08.1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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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고가 화장품 매장들이 국내 백화점의 얼굴 격인 1층을 차지하고 있은 지는 이미 오래된 일이다. 한국은 외국계 화장품 업체들에게는 신제품 테스트 시장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외국계 화장품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 이들의 미에 대한 잣대는 무엇일까.

뚜렷한 사계절이 색조 감각 키워

독일인 클라우스 파스벤더 로레알코리아 사장은 4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김치와 불고기', '여성 화장문화가 섬세하게 발달한 나라' 정도가 알고 있는 전부였다.

그런데 서울과 한강의 규모에 놀랐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들의 미적 감각에 감탄했다. 그는 지금 "한국이 아시아 각국에 미적 트렌드를 전파하는 중심지가 된 것은 당연하다"고 설파한다.

파스벤더 사장은 한국 여성들의 화장법에 대해"한 듯 안 한 듯한 '누드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한국 여성들은 기초화장품 선택에 정성을 기울인다"며 "한국 여성의 기초화장품 사용 숫자는 평균 5.1개로 화장 문화가 발달한 일본(4.3개)보다 많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만나본 한국 여성들은 외면만큼이나 내면의 미가 균형을 이룬 멋진 사람들이 많다"며 "각자의 개성을 표출하는 멋진 센스와 미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뚜렷한 사계절이 한국 여성들에게 컬러에 대한 뛰어난 감각을 심어준 것이 아닐까"라고 되 물었다.

'미인의 힘'은 아름다워지려는 노력

재미동포 김상현 (미국명 샘 킴) 한국 SK-II 대표는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미에 대한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으로 규정한다. 김 대표는 "거리의 모든 한국 여성이 연예인처럼 예뻐서 놀랐고, 메이크업이나 스타일이 너무 비슷해 또 한번 놀랐다"고 털어 놓았다.

100인에게 100가지 아름다움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온 김 대표로선 흥미로운 일이었다. 그는 "최근 거리에 나가면 한국 여성들의 삶에 대한 기준과 미를 표현하는 방식이 다양해지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역사가 짧은 환경에도 커리어에 대한 열정과 집중도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변화가 한국 여성들로 하여금 내ㆍ외적 아름다움에 대한 다양성을 더 빠르게 수용하는 바탕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인격과 개성이 외적인 부분을 통해 발현되는 것이 진정한 미(美)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형수술 감추는 게 더 이상해

크리스토퍼 우드 에스티로더 코리아(ELCA)사장은 지난 몇 년 간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드 사장은 "대다수 한국 여성은 자연스러움과 청순함을 강조하는 '내추럴 룩'을 선호하지만 동시에 성형 수술이 보편화되는 것도 특이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하얀 피부와 S라인 몸매, 큰 키 등의 조건을 모두 갖춰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등 미의 기준이 획일화 돼 있다고 지적했다.

성형수술에 대해 그는 "외모에 자신감이 없거나 흠이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에게는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수술 사실을 숨기고 100% 자연 얼굴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름다움이란 감정, 신체, 건전한 정신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삶이 진정 행복하다고 느끼는 여성보다 아름다운 여성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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