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찌 하오리까.
요즘 증권 투자자라면 누구나 묻고 싶지만 누구 하나 딱 부러지게 대답하지 못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한국 증시가 사상 최대의 낙폭을 보인 16일에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일단은 관망. 장기투자라면 사라
주요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날 본보의 설문조사에서 모두 “우리 증시가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고 봤다. 연말까지 종합주가지수(KOSPI) 2,000 회복을 예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1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계획한다면 지금이 오히려 매수 타이밍이라는 의견에 일치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2,3년 후 주가를 생각하면 지금은 확실히 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투자에 대해서는 입장이 달랐다. 몇몇은 “시장이 워낙 혼란스러우니 바로 사거나 팔기보다는 조금 지켜보라”고 권했지만,“관망보다는 조금씩 사두라”는 쪽도 있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우리나라의 경제회복 추세 등 여러 측면에서 지금 주가는 저평가 상태로 볼 수 있다”며 분할매수에 무게를 뒀다.
■ 서브프라임 사태 다음달까지는 갈 것
5명 모두 이날 증시 폭락의 원인을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심리적 패닉현상에서 찾았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센터장은 “공포심에서 나온 투매로 봐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수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주가는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조홍래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주가의 120일 이동평균선인 1,650선 부근에서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주가 급락의 원인인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언제쯤 진정될 것인지에 대해선 모두 “솔직히 알 수 없다”고 무력감을 드러냈다.
관련 금융사들의 부실규모 고해성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돼야 예측이 가능한데 지금으로서는 그 시기를 전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태의 반전 시기도 “다음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을 인하할 때”라거나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좋게 나와야” 등 제각각이었다. 이번 사태가 짧게는 다음달, 자칫 10,11월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 최선ㆍ최악의 시나리오
증시의 대표적인 신중론자로 꼽히는 김영익 부사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된 부실이 확대돼 다른 실물경제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소비심리가 불안해지고 기업들도 투자를 미뤄 결국 실물경기가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증시 붐을 타고 대거 돈을 빌려 투자(신용 매수)했던 자금의 만기가 곧 돌아오는 것도 심상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9월 중순 또는 그 이전에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이에 따라 투자 심리가 호전돼 미국 주식시장이 안정되면 세계 증시도 뒤따라 안정을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로 예상됐다.
현재의 엔화 강세는 미국의 금리인하를 미리 반영한 것인데, 만약 미국 경제가 회복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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