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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아트센터 '아프리카 현대미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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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아트센터 '아프리카 현대미술전'

입력
2007.08.16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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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와 미개의 더께를 벗고 아프리카 현대미술이 온다.

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세네갈,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11개 국의 현대회화 50여점을 선보이는 ‘아프리카 현대미술-여자의 꿈’이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28일까지 열린다. 아프리카 조각이 전시된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아프리카 현대회화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작들은 아프리카 미술품을 전문적으로 수집해온 정해광(45) 갤러리 아프리카로 대표가 3년 동안 아프리카 남동부와 중서부를 훑으며 모은 작품들. 스페인 마드리드국립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정 대표는 유학 시절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온 아프리카 보따리상들에게서 그곳 미술품을 처음 접하고 매료돼 20년 가까이 작품 수집에 몰두해왔다.

전시는 여자라는 테마를 통해 평화에의 염원을 다양한 색과 형태로 표현한 작품들로 꾸며졌다. 강렬하면서도 투명한 원색의 대비를 통해 이별과 슬픔을 만남과 기쁨으로 번역하는 남아공 작가 리아 반 덴 히버의 ‘다른 꿈’, 도드라진 아프리카 여인들의 입매를 사랑스럽게 화폭에 담은 가나 화가 아블라드 글로버의 ‘여인’ 등은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프리카에서 그림은 문자가 없던 식민지시대 이전, 문자의 대체재이자 기도의 형식으로 존재했다. 이 같은 전통이 생동하는 원색의 아름다움 속에 면면히 흘러, 세네갈의 마마두 와드의 작품 ‘바벨 여인’에는 신에게 가 닿고자 하는 바벨탑처럼 기다란 몸체의 여인이 등장한다.

어머니와 누이의 품을 행복의 근원으로 회상하는 부르키나파소의 작가 크리스토프 사와도고가 그린 ‘동행’ 속 여인들도 누런 흙이 가득 메우고 있는 화면 속에서 아스라이 심중에 맺힌다.

대륙 전체에 입체파, 야수파와 깊이 교호한 흔적이 남아 있지만, ‘아프리카의 피카소’로 불리는 로저 보템베(콩고)의 작품은 그 농도가 유독 짙다. 이중섭의 명작 ‘소’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 ‘영혼의 모습 A’는 붉은색과 흰색의 대비를 통해 생명의 팔딱이는 맥박을 화면에 옮겼다.

정 대표는 “세계 최대의 국제 미술행사인 베니스 비엔날레가 올해 처음 아프리카관을 만들어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미학을 본격 조명하기 시작한 것에 발맞춰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서구나 한국의 미술과 비교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2)736-1020

한편 인사아트센터 4층에서는 아프리카 미술과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국화가 김종우(45)씨의 ‘아프리카에 붓질하다’도 28일까지 열리고 있다. 아프리카 화가와 한국 화가가 각각 풀어낸 아프리카의 풍경과 심상을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다. (02)736-1200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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