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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불똥 돈줄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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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불똥 돈줄 막힌다

입력
2007.08.1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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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발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 대출) 모기지 부실사태로 인해 재계의 자금조달에 적색신호가 켜졌다.

세계 금융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한국 등 신흥시장 채권수요가 줄고, 외국환평형기금채권(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위해 해외에서 발행하는 국채로 외평채라고 함)의 가산금리는 높아진 탓이다.

세계적인 위험 자산 회피현상으로 인해 최근 해외 자금조달에 나선 미국 기업 중 신인도가 높은 존슨앤존슨(AAA) 등을 제외한 14개 기업이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우량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해외시장에서 A등급 이하인 BBB급 평가를 받고 있어 서브프라임 사태의 태풍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대규모 해외공장을 건설하는 자동차업계,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앞둔 기업들은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일부 기업들은 계획중인 채권발행이 어려워지자 금리가 높은 단기성 기업어음(CP) 발행을 늘리고 있다.

다만 대다수 기업들은 현금보유가 많고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신규투자도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아직은 별다른 타격은 입지 않고 있다. 삼성 LG 한화 등은 당분간 해외채권을 발행할 계획이 없는 상태다.

현대ㆍ기아자동차는 해외채권 발행을 연기하거나 국내로 전환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해외채권 발행을 잠정 유보키로 했다.

기아차는 이 달 중 잡았던 해외채권 2,000억원의 발행을 유보하고, 국내에서 자금을 마련키로 했다. 회사측은 자산운용사 등을 상대로 회사채 인수의사를 타진하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기아차는 6월 말 서브프라임 돌발악재로 인해 5억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의 발행을 해외 로드 쇼까지 마친 상태에서 연기한 바 있다.

기업들은 채권을 국내에서 발행하되 금리 등에서 유리한 외화표시 채권으로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1억달러, 농심계열 메가마트는 5,000만달러의 외화표시 채권의 국내발행을 모색중인 것이 대표적이다.

M&A시장에 나올 현대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등을 계열사로 편입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기업들도 자금조달에 일부 어려움이 예상된다.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중인 현대그룹은 계열사 증자등으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한 상태여서 당장 외부자금을 유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수전이 본격화할 경우 ‘예쁜 신부’를 꼭 데려오겠다는 ‘신랑들’(인수합병 추진 기업들)은 해외의 재무적 투자가로부터 일부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어 영향을 피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인 49억달러 규모의 해외기업 M&A를 성사시킨 두산인프라코어는 시장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수자산을 담보로 한 차입인수(LBO)로 30억달러를 조달한다는 당초 계획에 금리인상 등 대출조건의 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M&A에 자금조달을 맡은 산업은행도 이번 서브프라임 여파로 외화차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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