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인 손발 풀어라" 경찰서 난동 무죄

장시간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 경찰관에게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한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박모씨는 5월 술에 취해 서울 서초경찰서 관할 지구대에 들어가 아무런 이유없이 근무 중인 3명의 경찰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행패를 부렸다. 이에 경찰은 박씨 등뒤로 두 손에 수갑을 채우고 두발은 넥타이로 묶었다.

이 과정에서 오른쪽 갈비뼈에 골절상을 입은 박씨는 풀어주지 않는다며 소리를 지르고 민원인용 의자의 가죽을 물어뜯었으며 2시간이 넘도록 지구대 바닥에 방치됐다. 박씨는 결국 경찰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박영래 판사는 “2시간30분 동안 신체의 자유가 완전히 제압돼 사무실 바닥에 방치된 상태로 욕설을 하고 가래침을 뱉었어도 공권력에 의해 부당하게 신체구속을 당한 후 저항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공무집행방해가 아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