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베이징(北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돌연 사망한 황정일(52ㆍ외시 12회) 주중 한국 정무 공사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베이징 한국대사관에서 진행됐다.
유족과 대사관 직원, 한국 교민 대표 등 400여명은 너무도 황당한 황 공사의 죽음에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황 공사를 치료했던 비스타 클리닉의 무성의와 사인 규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중국 당국에 대한 원망도 내비쳤다.
김하중 주중 대사는 “29년간 외교 일선에서 헌신한 황 공사를 잃은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애도했다. 김 대사는 특히 “우리는 중국 정부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사망 원인을 규명하고 사건을 공정하고 원만히 처리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영결식은 김원진 정무참사의 애도사가 진행된 뒤 고인의 아들 태호 군이 영정을 들고 집무실 등을 도는 순서로 진행됐다. 태호군은 서울로 떠나기 직전 “아버지는 그토록 좋아했던 중국의 친구들로부터 어떤 위로의 말도 듣지 못하고 이곳을 떠나게 됐다”며 “아버지를 치료한 의사는 아직도 환자들을 보고 있는데 저는 이런 상황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공사의 빈소는 15일부터 17일까지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다.
황 공사는 중국 식품점에서 구입한 샌드위치를 먹고 배탈이 나 비스타 클리닉을 찾은 후 항생제인 로세핀을 투약받다 돌연 숨졌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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