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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검찰 "고소할 땐 언제고 총장까지 고소하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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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끓는 검찰 "고소할 땐 언제고 총장까지 고소하겠다니…"

입력
2007.08.1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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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을 잡겠다는 공당이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

14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과 한나라당이 검찰 총공격에 나서자 검찰이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어느 정도 반발은 예상했지만 이들이 동원한 검찰총장 고발, 직무정지가처분 신청 등의 조치가 도를 한참 넘어섰다는 공감대가 퍼져 나갔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부터 시끌시끌했다. 전날 밤부터 농성을 시작한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의원 등 이 전 시장측 국회의원과 당원 30여명이 대검 입구 도로변에서 "정치검찰 각성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한 탓이다.

그러나 출근길 직원들은 "또 와서 시위할 줄 알았다"는 듯 그냥 지나쳤다. 정상명 검찰총장 역시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항의시위에 대해 "검찰에 대한 애정 때문 아니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다만 김만제 전 포항제철 회장이 수사결과 발표를 "정치공세"라고 몰아세운 것에 대해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는 오전 브리핑을 통해 "수 차례 검찰 출석요구에도 응하지 않던 분이 검찰 발표를 정치공세라고 하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며 "당당히 나와서 말하면 좋지 않았느냐, 검찰은 증거를 갖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담담하던 검찰의 반응은 오후 들어 급반전했다. 한나라당이 전날 수사결과 발표와 관련 정 총장, 김 차장, 최재경 특수1부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대검에 고발하고, 법원에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발표한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 부장검사급 간부는 "이런 조치는 예상과 상식을 벗어난다"며 "권력을 잡겠다는 정당이 주요 국가기관 권위를 흔드는 것 자체가 자해행위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검의 한 간부 역시 "수사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고 검찰청사 앞에서 밤샘 농성을 하는 것은 전세계를 통틀어 없는 일"이라고 황당해 했다.

또 다른 검사는 "'그 땅이 이 전 시장 땅이라는 증거는 없다'고까지 배려를 했는데도 이런 식으로 나올 수 있느냐"며 "이번 기회에 선거 일정과 무관하게 강도 높은 수사를 벌여 모든 의혹을 명백하게 규명하는 게 옳은 방향일 수 있다"고 분개했다. 일부에선 "정치권이 이러니 검찰이 비리가 있어 보여도 선거 관련 사건은 함부로 손을 못 대는 것"이라고 탄식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평검사는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란 사람들이 자기들이 고소해 놓고 결과가 성에 차지 않자 권력남용 운운한다"며 "코미디라고 웃어 넘기기에도 황당한 수준"이라고 혀를 찼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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