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방은호(31ㆍ서울 송파구)씨는 벌써 보름째 가방 속에 접는 우산 하나를 넣어서 다닌다. 예측이 어려운 날씨 때문이다. ‘비가 올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예보도 무시하기 일쑤다.
최근 기상예보에 ‘마이동풍(馬耳東風)’ 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거의 소멸될 듯 보였던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해 비바람을 뿌리는가 하면, 우중에도 열대야가 생기는 등 전국 곳곳에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예보 내용이 정확하지 않는데 따른 현상이다.
장마가 지난달 29일 끝났다고 기상청이 발표했지만 장마 때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린 것도 이변이다. 기상 전문가들 조차 “요즘 내린 비들은 주기와 패턴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지난 주말과 휴일 어김없이 발생했던 ‘장마 아닌 장마’의 끝자락도 사라진 듯 했던 태풍이 제공했다. 제7호 태풍 ‘우딥’이 9일 대만 부근 해상에서 열대저압부(태풍 중심 최대풍속 17㎧미만)로 변해 사실상 소멸하는 듯 했다가 그 ‘찌꺼기’가 죽지 않고 다시 한반도 남ㆍ서해안 쪽으로 북상해 영향을 미쳤다.
기상청은 14일까지 열대저압부가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면서 남ㆍ서해안 지방에 많게는 150mm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6일 비가 그쳤다가 17, 18일엔 다시 비가 올 것으로 보여 이번 주도 좋은 날씨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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