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도 이런 널뛰기가 없다. 지난달 말 종합주가지수(KOSPI)가 역사적인 2,000을 돌파한 이후 하루에도 4% 가량 폭락한 날이 벌써 사흘이나 됐다. 하루 50포인트 등락은 더 이상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런 만큼 ‘상투’잡기도 십상이다.
불확실성에 주목하라
어느 침대광고처럼, ‘증시는 과학’이다. 동시에 ‘심리’이기도 하다.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역시 마찬가지. 요즘처럼 ‘쏠림’의 심리가 강한 적도 없었다. 당장 확인할 길 없는, 더구나 나라밖 거대 투자 기관들의 부실규모가 전세계 증시 전반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면서 심리적 동요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다음날을 제외하고 19일째 순매도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의 ‘팔자’세가 언제 돌아설 지도 중요한 변수다.
전문가들은 서브프라임의 불씨가 여전한 만큼, 국내보다는 대외 변수에 의해 시장이 크게 좌우되는 ‘천수답(天水畓)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당분간 증시는 철저히 외부변수 움직임에 연동되는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1,800선에서 1차 지지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1,800선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 만큼 지표도 나라밖 통계가 더 중시되는 분위기다. 단기적으로는 15일과 16일 각각 발표되는 미국주택협회(NAHB)의 8월 주택시장지수와 미국 신규주택건설 지표가 주목된다. 주택시장지수는 지난달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신용경색우려의 신호탄이 된 바 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전월대비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여전히 미국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적호전주와 대안투자에 관심둘 만
전문가들은 실적에 기반한 투자, 지수와 연동해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대안투자 등이 요즘처럼 극심한 널뛰기 장세에 개인투자자에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현대증권 서용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흐름을 보면 그 동안 못 올랐던 주식이 더 많이 내리고 많이 올랐던 주식은 덜 빠졌다”며 “그만큼 실적좋은 주식이 힘을 발휘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낙폭이 크다고 샀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대안투자도 추천대상이다. ETF란 특정 주가지수와 연동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 연동형 펀드. 거래소에서 주식과 똑같이 거래된다. 가입이나 환매시 2,3일 뒤 기준가가 반영되는 일반 펀드와 달리, 실시간 매매가 가능해 위험을 피하는 데 유리하다. 또 공매도가 가능해 시장하락국면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운용보수가 일반펀드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잠시 쉬는 것도 투자
판단이 어렵다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차분히 기다리면서 안정적인 이자를 챙기는 것이 오히려 나을 만큼 예측이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이다.
콜금리 인상이후 강세를 타고 있는 은행 MMDA나 증권사 CMA 같은 안정적 투자처에 돈을 묻어두고 마음편하게 휴가를 다녀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가 잘 안될 때는 쉬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단기수익률을 겨냥하는 접근 대신 대외변수를 지켜보면서 일정 부분 현금을 확보하는 리스크 관리 중심의 대응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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