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에서 열리는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방북 선배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조언’을 구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좌한 경험이 있는 김 전 대통령에게 회담에 임하는 노하우 등 사전 정보를 전수받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노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을 만나는 시기나 형식은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어떤 수준에서든 김 전 대통령의 경험과 의견을 들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전ㆍ현직 대통령의 회동이 이뤄진다면 노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으로 찾아가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에도 노 대통령은 김대중 도서관 전시실 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권양숙 여사와 함께 동교동을 찾았었다. 두 전ㆍ현직 대통령은 여기서 6자회담의 성공과 북핵문제의 평화적 방법을 통한 해결에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둘의 만남을 정치권에서는 반 한나라당 연대를 위한 대통합의 메시지로 받아들였고, 이후 이합집산을 통한 범 여권의 통합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도 둘의 만남이 성사되면 정치적 파장은 더욱 커질 것이 예상된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노 대통령이 대북포용정책으로 받아들인 성과물이라는 점으로 인식되는 상황.
이 때문에 둘이 만나 머리를 맞대고 북한문제를 상의할 경우 그 자체로서 둘간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정치적 복원’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범여권의 대통합은 물론, 민주화 세력과 친노세력간의 합체 여부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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