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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바람의 화원' 두 천재가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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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바람의 화원' 두 천재가 겨룬다

입력
2007.08.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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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한 먹선의 단원, 섬세한 필치의 혜원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발행ㆍ각 권 266, 264쪽ㆍ각 권 1만원

우직한 먹선의 단원 김홍도와 섬세한 필치의 혜원 신윤복. 대조적 스타일로 18세기 조선 화단을 풍미했던 두 천재의 작품을 비교하면 의외로 인물, 배경, 구도에서 비슷한 그림이 여럿 눈에 띈다.

이 중엔 두 화가가 같은 풍경을 묘사한 게 아닐까 싶은 것들도 있다. 이 점이 소설가 이정명(42)씨가 내놓은 신작의 모티프다. 지난해 7월 한글 창제를 둘러싼 궁중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뿌리 깊은 나무> 로 “한국형 팩션의 수준을 한 차원 도약시켰다”는 평을 들었던 그가 이번엔 단원과 혜원을 거침없는 상상의 장으로 호출했다.

작가는 두 화가를 조선 시대 화원 양성 기관인 도화서 생도청의 사제지간으로 설정한다. 도화서의 정격화된 화풍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는 혜원은 단원에게 있어 보호해주고 싶은 애제자이자, 화가로서 자신의 독보적 위치를 위협하는 경쟁자다.

작가는 두 사람의 애증이란 기본축에 정조와 노론 세력의 갈등, 도화서 수석화원의 의문사, 예인을 후원하는 양반 간의 인정 투쟁 등을 엮고 여기에 여러 번의 반전을 매복한다.

전작을 빛냈던 기호학적 상상력도 결정적 순간에 제 몫을 해낸다. 인물 성격 묘사가 다소 밋밋한 것은 흠이지만, 작가가 일궈낸 작품 완성도는 그가 여전히 토종 팩션의 전위임을 보여준다.

이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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