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 경제교류가 전진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재계가 분주해졌다. 북한 관련 조직을 개편, 활성화하는 등 재계의 분위기는 '정상회담 코드'에 맞춰지고 있다. 일부 경제단체에선 대북사업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하는 등 경쟁조짐도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부가 협조요청을 해올 것에 대비해 남북경협 방안 등을 검토, 정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상회담의 예상 의제, 남북경협 현황과 전망, 북한경제정보 등을 분석 중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남북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 박영화 삼성전자 고문)를 활성화해 대북투자와 남북교역에서 창구역할을 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의 3통(통행, 통관, 통신) 문제가 풀리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월 개성공단에 사무소를 설치해 입주 기업들을 밀착 지원하고 있는 중앙회는 정상회담 이후 가능한 독자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KOTRA는 동유럽 수교 당시처럼 대북교역에서도 먼저 진출해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중국팀 실무자 1명이 담당하는 북한업무가 전담조직 또는 평양 무역관의 신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실무준비에 착수했다.
경제단체들과 삼성 현대ㆍ기아자동차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정상회담에 회장과 총수들이 대통령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수행규모와 대상은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와 비슷하리란 예상이다.
당시에는 전경련, 대한상의, 무역협회, 중기중앙회 회장 및 부회장 등 4명, 재계에선 구본무 LG회장, 손길승 전 SK회장, 고 정몽헌 현대회장, 윤종용 삼성 부회장이 평양을 찾았다.
장치혁 당시 고합 회장, 강성모 린나이 코리아 회장 등 북한출신 기업인 3명을 합하면 경제인은 모두 11명이 수행했다. 경제인들은 방북 시 현지 경제인들과 민간차원의 경협을 논의하길 기대하고 있으나, 이번에도 현지 스케줄이 주요시설 시찰에 맞춰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