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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간 커진 개미들/ 폭락장에도 7300억원 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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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간 커진 개미들/ 폭락장에도 7300억원 순매수

입력
2007.08.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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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메리츠층권 서울 도곡지점. "검은 금요일의 악몽이 또다시 되풀이됐다"는 뉴스가 계속 나왔지만, 한숨을 쉬거나 주식을 급히 매도하려는 고객은 좀체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지난달 27일 80포인트 이상 빠졌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 지점 오석택 차장은 "지난달 1차 폭락 때는 고객들이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많았는데, 오늘은 오히려 매수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면서 "개미들이 오랜 학습효과 탓에 영리해지다 보니 이번 폭락을 매수타이밍으로 보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개미들의 간이 커졌다. 9ㆍ11테러나 북핵 사태 등 굵직한 사건이 터질 때면 무작정 주식을 내다팔던 개미들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이젠 오히려 폭락을 즐기는 모습이다.

실제 이날 코스피지수는 80.19포인트 급락하며 올들어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개미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려 7,375억원 어치를 쓸어 담았다. 개인 순매수 규모로는 역대 최대이고, 외국인과 기관이 내다 판 것과도 상반된 행태다.

개인투자가 이모(49)씨는 "9ㆍ11테러가 났을 때 주식을 사는 친구를 보고는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큰 이익을 보는 걸 옆에서 지켜봤다"며 "주식시장 전망이 여전히 밝은데 잠깐 조정이 온다고 해서 주식을 내다 팔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폭락=저점 매수의 기회'라는 등식을 세워 놓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들도 폭락을 매수의 기회로 삼으라는 진단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LSA증권의 크리스토퍼 우드 투자전략가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지나면 아시아 주식은 오를 것"이라며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투자를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삼성증권 오현석 파트장은 "주식 시장의 시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단지 낙폭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오늘 같은 폭락장에서 개인들이 7,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한 것은 다소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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