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을 매각한 것은 신문의 미래를 위한 것이었다.’
밴크로포트 가문의 일원인 엘리자베스 고스 첼버그는 “우리 가문의 족벌 경영이 회사의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신문을 매각하는 것을 찬성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밴크로포트 가문은 세계적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의 모회사인 다우존스의 의결권 있는 주식 64%를 소유한 최대 주주이다. 머독 소유의 뉴스코프가 다우존스 인수 참여를 발표한 5월 이후 밴크로포트 가문 내에서는 매각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다. 105년 동안 월스트리트저널의 편집권 독립을 지켜온 가문의 명예가 훼손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실제 머독은 영국의 더 타임스를 인수하면서 편집권 독립 보장을 지키지 않았고 홍콩 스타TV의 보도에 관여해 중국 정부로부터 환심을 얻으려 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월스트리트저널이 머독의 손에 넘어갈 경우 정치적 이해관계와 사업상의 이유로 편집권의 독립이 침해 당할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밴크로프트 가문이 매각을 택한 이유는 광고 매출 감소와 다우존스 주가의 하락으로 인해 새로운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첼버그는 “이번 매각 결정은 쉽지 않았다”며 “월스트리트저널에 대한 애정이 결국 매각을 승인하도록 했다”고 말해 월스트리트저널의 재도약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머독은 “(언론의) 자유를 향한 제1의 길은 (매체의) 생명력”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재무적으로 건전한 신문이 편집권 독립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밴크로포트 가문의 고민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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