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분노, 상처와 불안은 어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아이들의 내면에서도 감정은 소용돌이친다.
자본주의적 창의력과 상상력만을 종용하는 대형 어린이 전시의 틈바구니 속에서 상처 받은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줄 따뜻한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어린이 감정 디자인전 2007 I Design’전.
국내 처음으로 어린이의 건강한 정서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는 국내 디자이너와 미술가, 어린이 교육 전문가와 출판계, 건축 연극 등 문화예술계가 머리를 맞대고 만든 창작 전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영화감독 용이, 프로덕션 디자이너 이경진 등이 영화계에서 참여했고, 어린이 창작 연극 전문극단 ‘뛰다’, 미술치유 전문 집단 ‘아트 깸’, 어린이 책 ‘아름다운 감정학교’로 유명한 ‘아지북스’ 등이 함께 모였다.
전시는 기쁨, 슬픔, 사랑, 분노, 평안 등 다섯 빛깔 감정방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각 방은‘감정 불감증 세대’라고 불릴 정도로 자기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감정 치유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제 마음 속 현상을 디자인과 미술의 접목을 통해 시각화했다. 눈물방과 웃음방, 불끈방, 포옹방, 사랑방으로 나뉜 감정의 방은 영상과 소리, 오브제, 컬러테라피를 바탕으로 한 공간과 시각 디자인으로 채워져 있다. 부모와 아이가 각각의 눈높이에서 함께 움직이며 소통의 창구를 찾을 수 있는 있는 공간들이다.
마음문의 열쇠를 쥐고 미로 속에서 숨은 감정을 찾는 주제전시관 ‘숨은 마음 찾기’도 마련됐으며, 휴식방 ‘내 마음의 오아시스’에서는 전문가가 선정한 감정치유 그림책 100권을 볼 수 있다.
전시는 9월9일까지. 월요일은 휴관. (02)3142-0588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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