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여름이 끝나는 건 아닐까.’ 장마가 끝난 뒤에도 게릴라성 호우가 계속되면서 얼마 남지 않은 올해 여름 날씨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상청은 9일 “주말과 휴일인 11일과 12일 비가 온 뒤 13일부터 차차 개겠다”며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으로 14일부터는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 올라가는 등 전국에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는 지구 온난화로 늦더위 현상이 나타나는 추세”라며 “올해 더위도 9월 전반(대략 15일께)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통상 여름 기후는 6월 말 찾아온 장마가 7월 말에 물러간 뒤 본격 무더위가 시작되는 형태를 보인다. ‘불볕 더위’‘열대야(밤 최저 기온 25도 이상)’도 이 시기에 집중된다. 올해 장마 기간도 6월 21일~7월 29일로 예년과 비슷했다.
그러나 이후 양상은 예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장마가 끝난 지난달 30일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1.2도까지 오르는 등 지역에 따라 며칠간 ‘반짝 더위’가 있었지만 4일부터 국지성 호우가 이어지고 있다. 서해의 수증기가 낮에 더워진 땅 위를 지나면서 비구름을 만들어 짧은 시간 내 좁은 지역에 큰 비를 쏟아낸 것이다.
한편 9일 서울 지역에는 폭우와 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낮 12시46분께 용산구 지하철 1호선 용산 남영역 구간 선로에서 바람에 부러진 은행나무 가지들이 전차선에 닿으며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용산행 천안 방면 열차와 덕소 방면 경원선 운행이 40분간 중단돼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노원구 월계동 우이천변과 하계동 중랑천에서는 폭우로 하천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시민들이 한대 고립돼 119 구조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잠수교는 오후 7시를 기해 수위가 6.5m를 넘으면서 한강에 완전히 잠겼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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