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 배리 본즈(43ㆍ샌프란시스코)가 있다면 한국 프로야구에는 ‘헤라클레스’ 심정수(32ㆍ삼성)가 있다.
본즈가 756홈런의 신기원을 이룩하던 날 심정수의 대포도 불을 뿜었다. 심정수는 8일 부산 롯데전에서 1회와 4회 연타석 아치를 그렸다. 시즌 22, 23호 홈런을 날린 심정수는 마침내 현대 브룸바와 함께 올시즌 첫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심정수는 0-0으로 맞선 1회초 1사 1ㆍ2루에서 롯데 선발 송승준의 5구째 133㎞짜리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긴 데 이어 3-1로 앞선 4회에도 송승준의 초구를 받아쳐 좌월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시즌 20호이자 통산 562호, 개인 통산 16번째 연타석 홈런.
지난달 28일 광주 KIA전 이후 11일 만에 홈런을 터뜨린 심정수는 타점도 4개를 보태 시즌 74타점으로 브룸바(70점)를 4개 차로 따돌리고 이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5타석 4타수 2안타(2홈런) 4타점 1볼넷 2득점.
심정수는 전반기만 해도 오랜 부상과 재활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했지만 6월말 빛번짐 방지용 특수안경을 착용하고부터 특유의 장거리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7월에만 8홈런을 몰아친 심정수는 8월 첫 홈런을 연타석 홈런으로 장식하며 서머리그에서도 홈런 단독 1위(6개)를 질주했고, 타점(20개)은 KIA 최희섭과 함께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이승엽(요미우리)과 치열한 홈런 경쟁을 펼친 끝에 53홈런을 때렸던 2003년 현대 시절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대폭발’이다.
심정수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운 삼성은 롯데의 추격을 5-3으로 뿌리쳤다. 삼성 선발 브라운은 5이닝 동안 10안타를 맞았지만 3실점으로 잘 막아 승리투수가 됐고, 2연승을 달리던 송승준은 심정수에게 홈런2방을 얻어맞고 시즌 첫 패를 당했다. 5이닝 6피안타 5실점. 롯데는 최근 3연패에 빠졌다.
잠실에서는 단독 선두 SK가 LG를 3-0으로 따돌리고 LG전 4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2위 두산과의 승차를 5경기로 벌려 놓았다. SK 선발 채병용은 선발 6과3분의2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승(6패)째를 챙겼다. 승률이 다시 5할 밑(43승5무44패)으로 떨어진 5위 LG는 4위 한화와의 승차도 2경기로 벌어졌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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