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남북의 새 틀 짜는 2차 정상회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남북의 새 틀 짜는 2차 정상회담

입력
2007.08.09 00:10
0 0

28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은 2000년 6ㆍ15 이후 7년 2개월 만의 남북 최고지도자 간 역사적 회담이다. 그 동안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각종 설이 무성했고, 격에 맞지 않는 추진사실까지 알려져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우리는 북핵 문제의 해결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임기 말에 대선 정국을 앞둔 시기여서 올해 남북 정상회담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었다. 회담의 실효성이 담보되기 어렵고 자칫 대선에 정략적으로 이용될 소지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ㆍ13 합의에 따른 초기 조치 이행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까지 논의되는 시점인 만큼 대선 정략 논란과는 별개로 2차 남북정상회담의 의의를 평가하고자 한다. 무

엇보다 국민의 정부에 이어 참여정부에서도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남북 최고지도자 간 만남의 정례화는 교류협력의 질적 향상과 이의 전제인 군사적 긴장완화 등을 위해 매우 유용하다.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차기 정부에서도 남북정상회담은 개최되어야 한다.

■ 김위원장 서울 답방 약속 못 지켜

그러나 2차 정상회담이 6ㆍ15 남북공동선언에 명기된 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형식을 취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김 위원장은 답방문제에 대해 ‘남한의 분위기 미성숙’ 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었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주제에 관계 없이 정상회담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선언함으로써 장소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것은 분명한 만큼 다음 정상회담은 서울에서 열도록 해야 남북관계의 진전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다.

청와대가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극구 부인하다가 갑작스럽게 회담 성사를 발표한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다.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공개적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국정원장이 대북특사로 나선 것도 그런 점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2000년 1차 정상회담 추진과정에서 북측에 제공한 자금이 계속 논란이 돼온 점을 감안해 정상회담 추진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밀실 흥정과 거래에 대한 항간의 의구심을 그냥 넘기면 안 된다.

남북이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동시에 발표하면서 의제 결정은 추후 준비접촉사안으로 미룬 것도 의혹을 살 만하다. 뚜렷한 의제도 없이 만나고 보겠다는 것이냐는 비난도 나온다. 정부는 실무 접촉과정에서 주요 의제의 윤곽을 잡은 뒤 준비 접촉을 통해 보다 공식적으로 조율해 결정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의제 선정의 방향이다.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거나 소모적 이념 논란을 야기할 소지가 많은 의제는 제외하고 남북관계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방안이나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등을 중심으로 결정되기를 기대한다. 한반도 비핵화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은 향후 남북관계 진전의 대전제이자 6자회담과의 선순환을 위해서 중요하다.

핵시설 폐쇄ㆍ봉인에 이어 연내 불능화 문제는 6자회담 틀에서 논의할 사안이지만 남북한 평화공존 차원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와 플루토늄까지 완전히 폐기하겠다는 약속을 이번 회담에서 받아내야 할 것이다.

6ㆍ15 정상회담 이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사업등 남북 교류협력이 획기적으로 확대됐지만 군사분야의 논의 지지부진으로 경협 활성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군사분야에서 확실한 합의를 이끌어내 군사적 긴장 완화와 함께 재래식 무기 감축 등 실질적 군축논의의 기틀을 마련했으면 한다.

개성공단 확대, 경의선ㆍ동해선 상시 연결, 남북간 인원과 물자의 자유왕래 등에서도 돌파구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서해상 충돌 방지 및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와 북측이 요구하는 북방한계선(NLL)문제 등에도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

■ 실질적 효과 거둘 의제 설정을

조만간 6자회담 틀 내에서 시작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맞춰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의제라고 본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핵심 당사자인 남북이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켜야만 관련국들의 논의 테이블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다.

이번 회담은 남북관계에서뿐만 아니라 국내 정치에서도 노무현 정부의 진실성과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