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과학화 전투훈련 체계를 갖추기 위해 2년 가까이 추진해온 중대급 교전훈련장비 ‘마일즈’(MILES) 보급사업이 개발업체가 내놓은 시제품 성능 미달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에 따라 모두 336억원을 들여 9월부터 2011년까지 진행하려던 중대급 마일즈장비 보급에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
육군은 8일 R, K사 등 마일즈 장비 개발업체 두 곳에 대한 개발승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육군은 두 업체가 지난해 말 내놓은 시제품을 4월부터 국방기술품질원에 의뢰해 평가한 결과, 모두 군사요구도를 충족시키지 못한데다 계속 사업 추진을 위해 업체에 시제품 보완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향후 중대급 마일즈 사업의 시행 여부를 포함해 관련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대전차포 PZF-3 장비의 경우 군사교범에는 후폭풍이 25m로 규정되어 있으나 두 업체의 시제품은 각각 5m 남짓과 16m에 그치는 등 여러 성능에서 군사요구도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대급 교전훈련장비는 K1, 2 소총, K3 기관총, K201 유탄발사기, 대전차포인 PZF-3와 90㎜ 무반동총, 대인용지뢰 크레모어 등에 장착해 실탄 대신 레이저를 발사해 전투훈련 효과를 낸다.
업체측은 육군의 결정에 대해 “‘업체투자 연구개발’ 방식에 따라 자체 예산으로 시제품을 개발했다”며 개발승인 취소에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마일즈 사업은 소대, 대대급을 시작으로 현재 중대급이 진행 중이며 앞으로 추진될 여단급을 포함하면 2011년까지 총 6,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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