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2차 남북정상회담에 기대수준을 그리 높게 잡지 않았다. 경제외적 조건의 개선과 남북경협의 확대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는 일치했지만, '실체적 결실'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을 피력했다.
■ 고일동 한국개발硏 선임연구원 "경협차원 한단계 높아질 것"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고일동 선임연구위원은 남북경협의 범위와 차원이 한단계 확대되고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등극하지 10년이 다된 북한으로서도 경제 개선을 외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은 투자 안정성을 제공하는 방향에서 경협에 보다 적극성을 띨 것이란 게 그의 예상이다. 고 선임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 북한 내 에너지개발과 사회기간산업(SOC) 건설참여, 남한 전용공단의 남포, 평양 등을 경협확대의 예로 제시했다.
일부의 '퍼주기' 우려에 대해 그는 "정상회담에서 한국도 북한의 경제사정과 입장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를 퍼주기나 회담대가로 치부하는 것은 합리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 방태섭 삼성경제硏 수석연구원 "가시적 성과땐 경제에 순풍"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의 방태섭 수석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은 정치행사이고 경제에 중요한 것은 펀더맨털"이라며 "정상회담의 경제효과를 당장 기대하거나 논의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방 수석연구원은 "이번 회담이 너무 급작스레 진행됐다는 평가도 있으나, 일단 정상이 만나 핵 문제 해결, 남북긴장완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경우 경제에 훈풍이 불 수 있다"면서 "특히 북한이 경제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오면 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정인성 산업은행 컨설팅본부이사 "구체적 전망은 아직 일러"
산업은행 컨설팅본부 정인성 이사는 "정상회담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나 구체적 전망은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빅 이슈이긴 하지만 구체적인 의제가 나와 있지 않은 만큼 상황을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은 7년 전 1차 회담 때와 비교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회담성사보다 회담준비 과정이 더 중요하다"며 정상회담의 의제의 비중을 강조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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