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1호점’이 시청률 30%에 육박하는 인기를 끌면서 홍대 앞 이름없는 카페였던 촬영장소는 인파가 끊이지 않는 지역 명소가 됐다. 기업들이 드라마나 영화 촬영 때 소품과 장소를 협찬하는 것도 이 같은 간접광고 효과를 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초 인터넷소설 원작의 드라마 ‘커피프린스1호점’을 기획한 MBC는 장소 섭외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업계 1위의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스타벅스코리아 측에 매장 제공을 요청했으나 거절 당한 것이다.
보통 인기드라마의 배경장소가 되면 브랜드 로고나 제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무료로 장소 협찬을 해주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MBC의 요청을 거절했다.
스타벅스 뿐만 아니다. 브랜드 홍보를 위해 드라마 간접광고를 적극 활용해온 외식업체들도 최근 장소 협찬을 하지 않거나 협찬할 경우 고액의 비용을 받는 쪽으로 정책을 바꿨다.
이는 한층 엄격해지고 있는 TV 간접광고 규제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
토니로마스 등을 운영하는 썬앳푸드 관계자는 “우연히 카메라에 잡힌 로고조차 모자이크 처리 되는 등 규제가 너무 심해 협찬을 해도 광고 효과가 거의 없다”며 “게다가 촬영시간이 무제한 연장되거나 시설이 파손되는 경우가 잦아 매장 입장에선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에게 퇴짜를 맞은 MBC는 결국 1억5,000만원을 들여 홍대 앞 카페 인테리어를 개조해주는 조건으로 촬영장소를 확보했다.
이 드라마를 기획한 MBC 이은규 국장은 “요즘은 매장 측에 영업손실 이상을 보상해준다고 해도 장소 섭외가 될까말까 할 정도”라며 “좋은 드라마 배경을 연출하기 위해 투자가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