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이제는 여러분 앞에 나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도움과 힘을 준 분들 덕에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탤런트 오현경(37)이 돌아왔다. 1998년 이른바 ‘O양 비디오 사건’으로 연예계를 떠난 지 10년 만이다. 7일 오후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컴백 기자회견에 그녀는 검은색 반바지 정장 차림의 깔끔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오씨는 9월 29일부터 방송되는 SBS TV 주말특별기획 <조강지처 클럽> 을 통해 안방극장으로 돌아온다. 조강지처>
비디오 사건의 충격으로 브라운관을 떠난 그녀는 그동안 결혼과 이혼 그리고 출산을 경험하고 어느새 다섯 살 된 딸을 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로 변해 있었다.
오씨는 “어느날 지인으로부터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면 내가 바뀐다’는 광고 카피를 들었을 때 그 말이 귀에 깊숙이 들어왔고 가슴 속에서 연기자의 길을 뜨겁게 갈망하는 나를 발견했다”며 “여자로서 잃었던 삶을 엄마로서 다시 태어나 찾게 됐고 그 기쁨은 세상 어떤 것도 힘들 게 없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를 위해, 딸을 위해 꼭 해내야겠다고 결심했고 꽁꽁 숨어 있는 게 능사가 아니라 원래 내 자리인 연기자로 다시 멋있게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방송계 컴백으로 어쩔 수 없이 인터넷 ‘악플’(악성 댓글)과 맞서야 할 처지이다. 이에 대해 오씨는 “지난 10년간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아픔을 다 겪은 것 같다.
물론 앞으로도 지적은 계속될 것이지만, 악플이 있으면 반대로 격려해주는 분들도 있고 그런 분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용기를 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내 인생이 너무 소중하고 더 이상 게을리 살 수 없어 돌아온 것이다. 악플 다시는 분들을 어쩌겠나. 그런 악플을 받지 않도록 매사에 조심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하필 그녀는 주부의 사랑과 배신을 소재로 한 <조강지처 클럽> 을 컴백작으로 택했을까. 오씨는 “제목을 듣는 순간부터 ‘이거다’싶었다. 내 나이에 꼭 맞는 역이고 공감하며 같이 아파할 수 있는 최선의 배역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조강지처>
오씨는 여자로 떠나 엄마로 돌아왔다. 컴백 기자회견 내내 그녀는 눈으로 말했다. 아이를 위해 살겠으니, 아이를 생각해 이제 그만 받아 달라고.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사진 김지곤기자 jg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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