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풀린 돈이 1개월 새 35조원 가량 폭증했다. 증가액으로는 12년 전 통계 편성이 시작된 이후 최대였고, 증가율로는 4년여만에 최고치였다.
콜금리 목표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9일)를 앞두고 동결쪽으로 기울어있던 금융통회위원들은 이제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됐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광의유동성(L) 동향’에 따르면 6월말 광의유동성 잔액(잠정)은 1,949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8%(34조9,000억원) 증가했다. 2002년 10월 2.1%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 역시 12.7%로 2003년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10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했다. 증가액 측면에서는 한국은행이 보유중인 1995년 이후 데이터 중 최고치다.
광의유동성이란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권을 망라해 풀려 있는 돈의 총량이다.
긴축 조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증가세가 멈추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증시 활황이었다. 주식형 수익증권 증가액이 전달 4조3,000억원에서 6월에는 8조2,000억원으로 두 배 가량 확대됐고, 6월말 공모주 청약대금이 일시 유입되면서 생명보험 계약준비금 및 증권금융예수금 항목도 6조1,000억원이나 불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6월 마지막 날이 휴일이어서 기업 결제자금 인출이 7월로 이월된 데 따른 일시적 요인도 유동성 증가폭을 키우기는 했지만, 추세적인 증가 요인이 더 커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유동성 회수를 위한 금리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6월보다 7월 증시 상승폭이 더 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중 유동성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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