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공연을 관람하던 이란 젊은이들이 ‘사탄을 숭배한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란 경찰은 1일 밤 테헤란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카라지시(市)의 한 공연장을 급습해 230여명의 젊은이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 당시 무대에서는 여성 가수와 록 밴드, 랩 밴드가 공연 중이었고 남녀 관객들이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사건을 맡은 알리 파르하디 검사는 일부 여성 관객들이 이슬람 율법이 규정한 히잡을 쓰지 않았고 단정치 못한 “타락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체포된 젊은이들의 대부분은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이었는데, 당국은 공연의 ‘사악함’을 모르고 관람했다고 보고 이들을 4일 보석 등으로 훈방했다.
그러나 공연 기획자는 “사탄 숭배자(devil worshipper)들이 어떤 음악을 연주하는지 알고 싶다면 참석하라”고 선전한 뒤 공연 실황을 카메라로 몰래 찍어 참석한 젊은이들을 협박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 혁명을 통해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이후 정부의 허가 없이 남녀 혼성파티와 공연을 개최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해 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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