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지역 자치단체와 금융기관까지 조선소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조선소 건립이 또 하나의‘벤처’로 각광 받고 있다.”
“경남 통영시에서 사천시와 남해군을 거쳐 전남 고흥-해남-신안군으로 이어지는 ‘남해안 조선벨트’에는 신생 조선업체들이 한 집 건너 난립하고 있다.”
“지금은 호황이라 괜찮아 보이지만 선박 발주량이 꺾이면 과잉설비와 공급과잉 문제가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다.”“조선소 설립이 잇따르면서 인력대란이 벌어져 국내 조선업계 임금수준은 이미 일본을 앞질렀다.”“
사상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조선업계에 경고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조선시장이 조만간 초과 수요의 해소와 중국 조선설비의 본격 가동으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봇물 터지듯 이뤄지고 있는 국내 조선 설비의 신ㆍ증설에 대한 우려감이 높은 것이다.
6일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블록 제작업체 성동조선과 SPP조선이 2005년 신규선박 건조사업에 뛰어든 이후 대한조선 등 20여개 업체가 기존시설 확장 또는 조선소 신설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현대중공업 등이 독점해온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까지 건조할 정도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물론 이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선박건조 호황 때문이다.
로이드 통계에 따르면 세계의 선박건조 물량은 2003년 3,550만GT(총 톤수)에서 2006년 5,179만 GT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 수주량도 6,900만 GT로 지난해 동기대비 40.0% 늘어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른 조선소 신ㆍ증설 확대는 인력 스카우트 경쟁으로 이어져 인건비 상승과 강재공급 부족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더욱이 조선ㆍ해운분야 전문분석기관 MSI는 최근 선종별 수요 감소와 중국 조선소의 본격적인 설비가동으로 향후 4년간 상당한 초과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KIET는 “조선업이 중ㆍ장기적으로 불황기에 접어들면 선박 건조량 및 고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1970년대 이후 조선산업을 주도했던 일본과 유럽의 경우 세계시장의 수요 감소로 건조능력과 건조량이 60~78% 줄었고, 고용도 70% 가까이 감소했다.
홍성인 KIET 연구위원은 “단기적인 초과 수요 소멸과 중ㆍ장기적 경기 하강이 닥칠 경우 치열한 수주경쟁과 선가 하락, 건조량 및 고용감소 등이 예상된다”며 “경쟁력이 취약한 신규 조선소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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