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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 사태/ 탈레반 인질 교환 조건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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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 사태/ 탈레반 인질 교환 조건 바꿀까

입력
2007.08.0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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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탈레반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한을 계속 연장해가며 한국과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던 지금까지의 전략에서 탈피해 제3의 카드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전망 때문이다.

우선 탈레반이 인질 석방 대신 몸값 지불로 요구 조건을 바꾸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아프간과 미국 정부가 탈레반 석방 불가 원칙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만큼 인질 석방을 계속 고수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이슬람권 조차 여성 인질 납치를 비난하고 있어 탈레반은 어떻게든 인질 사태를 해결해야 할 부담이 있다.

만약 요구조건을 수감자 석방에서 몸값으로 바꿀 경우 한국 정부의 협상 여지는 커진다. 그러나 탈레반이 고수해 온 수감자 석방카드를 쉽게 포기할 수 있을 만큼 대외적 명분이 성숙되지는 않았다는 게 문제이다.

탈레반이 인질 석방 요구는 계속하되 석방 대상자의 숫자를 줄이거나 석방 대상자를 경량급으로 바꾸는 등 미세하게 완화된 조건을 내거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탈레반 입장에서 명분을 잃지 않고 내놓을 수 있는 카드라는 장점이 있다. 가즈니주(州) 탈레반 사령관 물라 사비르가 최근 “탈레반 죄수 석방 요구는 그대로지만 인질과의 교환 조건엔 변화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언급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경우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에 대해 먼저 사면조치를 취하고 석방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한다면 인질 사태는 극적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탈레반이 인질을 추가 살해하면서 강경하게 나오는 것도 가능한 카드다. 탈레반은 최근 협상에 불만족을 표시하면서 인질 추가 살해를 경고했다. 이 경우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지고 평화적 해결은 멀어지게 된다.

최악의 경우 다국적군과 아프간 정부군이 군사 작전에 나서고 인질 전원의 생명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이는 탈레반에도 엄청난 손실을 초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가능성은 적다고 봐야 한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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