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 인질의 석방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프간 국내에서도 탈레반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납치 사건이 발생한 지역인 가즈니주 주민 1,000여명이 피랍 한국인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가두시위를 벌인데 이어 6일에도 아프간 남부도시 칸다하르에서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를 비난하는 시위가 열렸다.
칸다하르 주민 300여명은 이날 경찰의 호위 속에 트럭 등 차량에 나눠 타고 거리를 달리며 즉각적인 한국인 석방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한국인들, 특히 여성을 납치한 이들에게 죽음을”, “한국인 인질의 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가 노력을 아끼지 말 것을 촉구한다”, “한국인들을 억류하고 있는 이는 누구든지 아프간을 대표하지 않는다” “아프간인들은 손님, 특히 여성을 존중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납치범들을 비난하는 전단지를 배포했다.
이날 시위는 문화 단체인 ‘아프간 이슬람 전국청년협회’가 조직한 것이다. 시위대는 특히 탈레반이 여성을 납치한 것은 아프간과 이슬람 문화에 반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한편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아프간 남부에서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5일 최근 영국군이 탈레반 세력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역인 헬만드주에서 치열한 전투를 통해 탈레반을 제압해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봄부터 헬만드주에 투입된 영국군 중 64명이 희생됐고, 아직도 탈레반 잔당이 헬만드주의 절반 정도를 장악하고 있지만 영국군도 그동안 주요 전략적 요충지에서 탈레반 세력을 몰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5일에는 아프간 정부군과 NATO군이 자불주에서 탈레반에 대한 기습공격을 감행해 무장세력 22명을 사살했다고 현지 관리가 전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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