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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츠시마 유코 국경 넘은 사계절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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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츠시마 유코 국경 넘은 사계절의 편지

입력
2007.08.0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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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가 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된 후 나는 내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을 내 어머니의 일생을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신경숙)

“2월과 3월엔 어머니와 오빠, 그리고 아들의 기일이 있습니다. 이 기일들이 다가오면, 세상을 떠난 가족들이 내 곁에 머물러준 시간과 생명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츠시마 유코)

한일 양국의 대표 소설가 신경숙(44)씨와 츠시마 유코(60)씨가 1년 간 양국 문예지를 통해 나눈 편지가 단행본으로 묶였다. 6일 출간된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집> (현대문학)에는 두 작가가 2006년 3월부터 올 2월까지 월간 <현대문학> 과 <스바루> 에 동시 연재했던 서간문 형식의 에세이 24편이 실렸다. 일본에선 지난달 슈에이샤(集英社)가 같은 제목으로 출간했다.

1985년 등단 이래 서정성 깊은 작품으로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받은 신씨는 최근 역사소설 <리진> 을 발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69년 데뷔한 츠시마씨 역시 일본 유수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중견 작가로, 일본 전후 문학의 거장 다자이 오사무(1909~1948)의 딸이다. 국내엔 일본 북부 아이누족의 구비 문학을 소재로 한 소설집 <나> 가 소개돼 있다.

두 사람은 95년 일본 시마네 현에서 열린 한일작가심포지엄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간간히 교류를 이어오다가 재작년 <외딴방> 일본어 출간에 맞춰 도쿄를 방문한 신씨가 “일본작가와 함께 글을 써보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한 것을 계기로 편지글 연재가 이뤄졌다.

연재글 제목이자 이번 단행본 제목은 당시 북한산을 마주한 집에 살던 신씨와, 도쿄에서 우물이 있는 고택에 거주하던 츠시마씨의 상황을 반영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전문 번역가 김훈아씨가 두 작가의 글을 양국 언어로 번역했다.

이 책에서 두 작가는 유년의 경험이나 문학에 대한 견해뿐 아니라 청소년 범죄, 신사참배, 분단 등 사회적 소재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신씨는 후기에 “테마도 정하지 않고 무슨 이야기를 쓰자고 약속하지 않았는데도 서로 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때가 빈번했다”고 적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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