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뼈 발견 등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 위반 사례가 빈발함에 따라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연령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미 수입위생조건에 따르면 미국은 우리나라에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나온 살코기만을 수출해야 한다. 30개월 미만의 소는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뼈 등 이물질이 이물검출기를 통해 거의 대부분 발견되는 것과 달리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나온 고기인지를 정확히 알아낼 방법은 없다. 미국이 수입위생조건 상 연령 기준을 지키고 있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양심과 검역능력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우리나라 수출용 소의 도축 과정에서 치아 감별을 통해 30개월 이상의 소를 분류, 따로 처리한다.
문제는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인 척추 뼈를 포함해 지난해 9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이후 검역 불합격으로 전량 반송된 경우만 15차례에 이를 정도로 미국 내 검역 체계가 허점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갈비를 포함한 내수용 쇠고기가 허위 수출 검역 증명서를 발급받아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했다. 미국에서는 연령 제한 없이 쇠고기가 유통된다. 따라서 30개월 이상 소의 도축과 유통이 철저히 관리되는지 의심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연령 판별 방법도 안심하기 어렵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치아 감별법은 완벽하지 않아 30개월 이상 소가 섞여 수입될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소의 출생일자 등을 증명하는 이력추적제를 미국이 도입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30개월 미만의 어린 소 역시 광우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2003년 11월 일본에서 21개월 된 소가 광우병에 걸린 사례가 발견되는 등 지금까지 각국에서 20~30개월 미만 소의 광우병 발병은 모두 1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은 이를 근거로 20개월 미만의 미국산 쇠고기만을 수입하고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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