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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롯데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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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롯데家'

입력
2007.08.0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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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85) 롯데그룹 회장이 치르는 혈육과의 전쟁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롯데그룹이 여행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롯데가(家)의 집안싸움이 또다시 시작됐다. 신 회장의 매제 김기병 회장이 이끄는 롯데관광이 있는데도 롯데그룹은 일본 JTB와의 합작으로 롯데JTB를 설립, 갈등을 불렀다.

롯데는 여행업 진출을 위해 법적 다툼도 불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관광을 상대로 알파벳 ‘L’이 3개 겹쳐있는 롯데의 심볼마크 사용을 금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로써 신 회장은 매제와도 송사를 벌이며 경영 일선에 있는 형제 모두와 법적 분쟁을 치르는 ‘비운의 맏형’이 됐다.

롯데관광의 김기병 회장은 신 회장의 10남매 중 막내인 신정희씨의 남편이다. 롯데는 홈쇼핑채널인 우리홈쇼핑 인수를 놓고 사돈 관계인 태광산업과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이호진 태광산업 사장은 신 회장의 동생 신선호 일본산사스 회장의 사위이다.

신 회장은 경남 울주의 평범한 농가 5남5녀의 장남으로 태어나 맨손으로 현해탄을 건너가 국내 재계 5위의 롯데그룹을 일군 입지전의 주인공. 현재 롯데가는 신 회장의 롯데그룹 이외에 다섯째 신춘호 회장의 농심, 아홉째 신준호 회장의 롯데우유, 막내 신정희-김기병 회장 부부의 롯데관광이 방계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분가 과정에서 재산 분할과 사업 영역을 두고 형제간 불화가 적지 않았다. 법정으로 간 적도 많았다. 롯데가의 형제간 분쟁 중 가장 떠들썩했던 사건은 1996년 신 회장이 당시 롯데 부회장이던 준호씨와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땅 등의 소유권을 놓고 벌인 송사다.

신 회장은 당시 준호씨 명의로 돼있던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 3,600평 등 전국 7곳 37만여평의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서 소송을 제기, 넉달간의 법정 다툼 끝에 승소했다.

이를 계기로 일찌감치 맏형으로부터 분가한 둘째 고 신철호씨와 셋째 신춘호 농심 회장에 이어, 형제 중에서 마지막까지 그룹 안에서 신 회장의 곁을 지켰던 신준호 회장마저 홀로서기에 나서게 됐다. 신 회장은 철호씨, 춘호씨와도 각각 66년과 73년 법정 다툼을 벌였다.

롯데가의 불화는 신 회장이 일본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돈을 고국에 들여와 투자하던 초기, 동생의 이름을 빌려 쓰면서 비롯됐다.

신 회장은 한ㆍ일 국교 정상화 전까지는 일본 기업이 국내에서 사업과 투자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선친과 동생들의 이름으로 요지에 땅을 사는 등 국내사업의 기반을 다졌는데, 이것이 재산 분쟁의 빌미가 된 것. 문제의 양평동 땅도 원래는 신 회장이 66년 철호씨 명의로 구입했다가 철호씨와 갈등이 생기면서 이듬해 신 회장 본인과 준호씨 이름으로 반씩 나눠 소유권 등기를 한 것. 철호씨와 춘호씨가 분가할 때도 신 회장의 돈으로 멋대로 잇속을 챙겼다는 의심을 사면서 갈라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은 11년 만에 처남과의 법정 다툼으로 다시 한번 혈육간 ‘쩐의 전쟁’을 치르는 셈이 됐다. 김기병 회장도 “롯데가 관광업에 진출하는 것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며, 30여년간 롯데관광으로 경영해왔는데 이제 와서 상표나 로고 사용을 못하게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롯데가 관광사업을 못하도록 정면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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