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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새벽예찬' 느림의 삶·소통의 삶에서 生의 가치에 다시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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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새벽예찬' 느림의 삶·소통의 삶에서 生의 가치에 다시 눈뜨다

입력
2007.08.0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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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 지음 / 예담 발행ㆍ316쪽ㆍ1만 2,000원

“인생은 참 살 만해요, 다들 더 많이 가지려 안달해서 그렇지. 내 것을 돌아보면 누구나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갖고 있는데도 말이죠.”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소설가로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는 장석주(53)씨가 새 산문집을 냈다. 7년 전부터 서울 생활을 접고 경기 안성에 ‘수졸재(守拙齋)’라는 집을 짓고 사는 그는 산문집 <새벽예찬> 을 “그간 내 안에 일어난 변화에 대한 관찰서”라고 말한다.

그는 자연을 벗삼아 노자와 장자, 공자 읽기를 즐기면서 삶에 대한 성찰의 시간, 느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꽃이나 나무 뿐만 아니라 글과도 대화를 나누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깊어져가는 그의 자연을 향한 사랑은 39개의 짤막한 편지로 거듭났다. 이 책은 프랑스 시인 이브 본느프와의 시에서 차용한 ‘두브’라는 익명의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시골생활의 일상 중에서도 저자는 유난히 음식에 대한 묘사에 무게를 실었다. 하찮게 보이는 먹거리만 잘 살펴봐도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채 생각없이 흘려보내는지 알 수 있다는 게 그 이유.

그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메시지는 ‘현대인의 소통의 부재’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을 독자에게 말을 거는 편지 형식으로 쓴 것도 그래서다. 특히 그는 현대인이 질병처럼 여기는 외로움은 두려워해야 할 적도, 기피해야 할 대상도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외로움이야말로 삶을 돌아볼 수 있는 누림의 시간이자 창조의 시간이라는 것. 외딴 곳에서 혼자 지내는 그에게 ‘외로움의 즐거움과 가치의 재발견’은 이번 산문집 발간의 중요한 동기 중 하나다.

느림의 철학을 담고 있지만 경험을 통해 쓴 각각의 글은 지루하기는커녕 생동감이 넘친다. 한가로운 여름날의 오후를 상세히 그린 ‘여름날이 긴 것을 사랑한다’ 같은 글을 읽노라면 한껏 늘어져 게으름을 즐기는 그의 삶이 부러워지기까지 할 정도이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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