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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정전 사고/ 반도체값 회복 와중에 뜻밖 '대형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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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정전 사고/ 반도체값 회복 와중에 뜻밖 '대형 악재'

입력
2007.08.0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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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희망의 싹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형 악재가 터지나?”

3일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예기치 않은 정전사태로 생산라인이 중단되자 회사 고위관계자는 이같이 한숨을 쉬었다.

최근 날개도 없이 추락하던 반도체 가격이 최근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에 실적호전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삼성전자로선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고개숙인 행보를 보여온 황창규 반도체 총괄사장도 최근 “반도체시장이 바닥을 쳤다”며 “하반기엔 강한 반등세로 돌아서며 다시금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수익창출 사업)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행히 예상보다 일찍 전력 공급이 재개되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상황은 유동적이다.

예상 피해규모

정전 사고로 삼성전자가 국내에 가동하고 있는 전체 16개 생산 반도체 생산라인 중 6개 라인이 동시에 중단돼 상당한 매출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이 정도의 정전 사고면 세계 반도체시장에 수급불안을 야기할 만한 대형 돌발변수라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사고가 난 7~9, 14라인은 삼성전자의 전체 낸드플래시의 80%를 생산하는 곳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라인은 기흥지역의 10개(K1 지역 2~5라인ㆍK2지역 6~9, 14, S), 화성지역의 5개(10~13,15라인)가 가동되고 있다. 사고가 난 기흥공장 K2지역의 6~9, 14라인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S라인에서는 시스템LSI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고로 인한 피해액이 5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완전복구하는 데 길게는 수 주일이 걸리기 때문에 유ㆍ무형의 피해액은 늘어날 수 있다. 예컨대 정전으로 생산라인 가동 중단 시 이미 라인에 들어간 반도체 원판(웨이퍼)을 전량 폐기 처분해야 한다. 또 반도체 생산은 초정밀 공정으로 이뤄지는 만큼 전력이 복구된다 하더라도 적정 온도와 습도 조절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즉각적인 재가동은 불가능하다. 김지수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반도체담당)는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의 3분기 낸드플래시 예상 매출 1조8,000억원 중 7,000억원이 정도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이는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예상 매출액인 5조원의 15%에 달하는 규모”라고 추산했다.

또 갑작스러운 정전에 따라 급격한 전압 차이가 발생, 생산 장비에도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번 사고로 인해 발생된 연기에 의해 생산라인이 오염됐을 경우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관계자는 “3일 밤까지 6개 라인 전체에 일단 전력 공급이 재개됐고 4일 중으로 라인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등 복구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어 피해가 당초 추산보다도 적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들 반사이익

상반기 실적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삼성전자는 이번 정전사고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낸드플래시 가격이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출시 등에 힘입어 급등하고 있는 정전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가격 반등을 예상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펴온 삼성전자로서는 자칫 그 수혜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울상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평균가격은 4월 평균 15달러까지 추락했다가 현재는 27달러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닉스 등 경쟁사들은 얼굴을 가린채 “예기치 않은 호재를 만났다”며 웃고 있다. 최근 낸드플래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공급까지 줄게 됐기 때문이다. 이날 증시에서 하이닉스 주가는 3.63% 급등한 3만7,100원으로 마감한 반면, 상승세를 타던 삼성전자는 보합으로 장을 마쳐 대조를 이뤘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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