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여권 대통합 과정에서 구(舊) 민주당 세력은 결국 독자행보로 방향을 잡았다. 향후 대통합신당과 결합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그간 감정적 앙금과 총선 공천권 등을 감안하면 쉽지는 않을 듯하다.
범 여권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통합민주당에선 2일 극명하게 엇갈리는 의견이 나왔다. 민주당 출신인 유종필 대변인은 “장사가 안 되는 식당이 간판만 바꿔달면서 ‘도로 열린우리당’을 만들고 있다”고 신당을 비난했다.
전날 박상천 대표가 “우리당을 통째로 받지 않겠다고 확약해야 한다”며 독자노선 고수 의사를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면 우리당 탈당파가 주축인 중도신당 출신 의원들은 탈당 후 신당 합류를 기정사실화했다. 소속 의원 20명은 3일 탈당해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 민주당측은 6월 27일 중도신당과의 합당으로 일거에 원내 3당으로 부상한 지 40여일만에 8석의 초미니 정당으로 전락하게 됐다. 민주당 출신 한 당직자는 “2003년 분당 사태 이후 17대 총선 참패의 수모를 겪은 뒤에도 재보선을 통해 명맥을 유지해오다 최근에야 좀 숨통이 트였는데 또다시 ‘고난의 행군’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구 민주당 세력이 대통합 과정에서 합류할 수는 있다. 신당 출범 후 당 대 당 통합 논의도 진행될 것이고, 독자적으로 대선후보를 선출한 뒤 막판에 후보단일화를 모색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급격한 세 위축으로 발언권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고, 신당이 일단 조직 정비를 매듭지은 후에는 총선 공천권 등 지분 문제 때문에 신당 내부에서 민주당의 합류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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