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에 수출된 쇠고기에서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로 분류된 등뼈가 발견됐다는 사실에 크게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일이 한미간 진행 중인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에 악영향을 줘 9월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눈치다.
마이크 요한스 미 농무장관은 1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출품에서 등뼈를 발견했다”며 “등뼈는 제거되도록 돼 있는 부위”라고 강조했다. 위험부위가 한국에 수출됐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요한스 장관은 이어“한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불분명하다”며“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나 그와 유사한 조치가 없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요한스 장관은 “최근에 한국에 수출된 쇠고기 60만 상자의 물량 가운데 6개 상자에서만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농업신문인‘브라운필드’는“이번 일로 향후 미국 쇠고기의 한국 수출에 또 하나의 문제가 추가됐다”며“9월 한국의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을 기대하고 있는 미국 육류업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당국은 이번에 문제가 된 부위가‘T본 스테이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척수를 제거한 후 뼈를 그대로 남겨둔 T본 스테이크가 유통되고 있다.
미 당국은 현재 자국의 검역 안전성을 입증하고 설명할 근거를 찾기 위해 나섰다. 수출업체 등을 통해 포장 과정에서 내수용 제품이 부주의하게 섞였을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운필드 신문은 “2003년 워싱턴주에서 광우병 감염 소가 발견된 이래 몇몇 국가에서 미국 쇠고기 수입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번 일이 다른 나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제한조치 완화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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