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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단골메뉴… 부시 "케리 거짓말쟁이" 몰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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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단골메뉴… 부시 "케리 거짓말쟁이" 몰아 승리

입력
2007.08.0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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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전략은 외국의 선거에서도 낯설지 않다. 유권자의 흥미를 유발하고 상대 후보를 깎아 내리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력 후보 2명이 대결하고, 타깃이 되는 중간층이 존재해야 네거티브 전략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4명의 후보로 분열된 1987년 대선이나, 3당 합당으로 한쪽이 일방적 우세를 보인 92년 대선에서 네거티브가 빛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다.

양당제가 정착된 미 대선에서 네거티브는 선거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다. 미 선거 캠페인 연구 중 70~80%가 네거티브가 주제일 정도다.

조지 W 부시(공화당)와 존 케리(민주당)가 맞붙은 2004년 대선은 후보들까지 비방전에 직접 가세한 전형적인 네거티브 선거였다.

당시 쟁점은 이라크 전쟁. 케리는 베트남 전쟁 때 부시의 국내 복무 경력을 문제 삼아 줄곧 '도망자(deserter)'라고 불렀고, 부시는 정직함과 성실성이 강점인 케리가 이라크 전쟁에 대해 매번 말을 바꿨다며 '거짓말쟁이(flip-flopper)'라고 몰아붙였다.

여기에 억만장자들이 지원하는 정치 조직이 돈을 대며 상대 후보를 비꼬는 인신공격성 TV 광고를 쏟아 냈고, 부시는 재선에 성공했다.

조지 부시(공화당)와 마이클 듀카키스(민주당)가 대결한 88년 대선은 가장 악명 높은 네거티브 선거였다. 별 쟁점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던 선거에서 부시 진영은 대규모 조사단을 만들어 상대 후보의 과거 발언 등을 뒤졌고, 듀카키스가 '죄수 주말 휴가제도'를 지지하는 듯한 말을 한 사실을 찾아 냈다.

마침 이 제도를 악용해 한 흉악범이 부녀자를 유괴, 강간하자 부시 진영은 '듀카키스=흉악범'이라고 단정짓는 온갖 영상 홍보물로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듀카키스는 결국 자신의 강점을 미처 보여 주지도 못한 채 압도적인 표차로 졌다.

2001년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은 '새로운 노동당(New Labor)'을 주창하며 인기몰이를 하던 토니 블레어 총리의 얼굴 사진에 까만 복면을 씌워 "겉만 그럴싸하지 속은 시커멓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네거티브 캠페인 하나만으로 선거에서 승리한 사례도 있다.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는 2004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집권하면 이자율이 오른다"는 말을 끊임없이 반복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노동자 계층에 위기감을 조성했고, 반사 이익으로 집권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박정희 김대중 후보가 대결한 70년 대선이 네거티브의 효시다. 당시 박 후보 측은 상대방을 빨갱이로 규정하며 민심을 자극했다. 이회창 노무현 후보가 맞붙은 2002년 대선은 네거티브의 대표적인 사례다.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던 이 후보는 김대업 사건, 며느리의 원정출산 등으로 직격탄을 맞아 무너졌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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