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 창당준비위 핵심 인사들과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1일 박상천 통합민주당 대표를 만나 5일 신당 창당대회 이전에 통합민주당이 합류하는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에 반대하는 박 대표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었다.
정대철 김한길 공동창준위원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 천정배 의원 등은 이날 박 대표와 만나 5일 창당대회 전에 신당에 합류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신당은 창준위와 통합민주당이 함께 창당해야 한다”면서 “국민적 대의를 생각해 결단을 내려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신당 공식 의결기구에서 우리당을 통째로 받지 않는다는 결의를 해 주면 당내 의견을 조율해 제3지대 신당과의 신설 합당을 논의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정 위원장 등이 “우리당 및 기타 세력과의 통합 문제는 창당 후 논의하자”며 우리당과 당 대 당으로 통합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언급했고, 회동 직후 발표문을 통해 이 같은 제안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 김한길 그룹 "박대표 안바뀌면 3일 집단탈당"
그러자 통합민주당 내 김한길 그룹 의원 20명은 박 대표에게 대통합신당 참여를 마지막으로 촉구한 뒤 전원이 행동을 함께 하기로 결의했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박 대표의 입장변화가 없다면 이르면 3일 집단탈당을 할 것으로 보인다.
창준위 노웅래 대변인은 “5일 이전에 통합민주당이 합류할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이를 감안해 신당의 지도 체제는 4일 밤 늦게나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민주당이 합류할 경우 정치권 몫의 공동대표를 맡게 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다.
그러자 이번엔 우리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정 위원장 등이 통합민주당을 신당에 참여시키기 위해 우리당을 푸대접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서혜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 위원장 등의 제안에 대해 “통합 대상과 주체에 대한 균형과 원칙에 입각한 제안이 아니다”며 “대통합을 완성하는 데 있어 중대한 차질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민주당 측은 한술 더 떴다. 유종필 대변인 신당의 당명으로 ‘새정치민주당’ ‘대통합민주당’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유사 당명을 쓸 경우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차라리 ‘짝퉁민주당’으로 당명을 정하는 게 어떠냐”고 비꼬았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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