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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무기의 그늘

입력
2007.08.0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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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창비베트남전 숨겨진 모습, 비즈니스로서의 전쟁

1964년 8월 2일 베트남 동쪽 통킹만 공해상에서 미군 구축함 매독스 호가 북베트남의 초계정 3척으로부터 어뢰 공격을 받았다고 미국 정부가 발표했다. 이어 8월 4일에도 공격을 받아 북베트남의 함정 몇 척을 격침시켰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의 직접적 계기가 된 통킹만 사건이다.

그러나 통킹만 사건은 이후 미 의회 및 국방부의 조사와 비밀해제된 국가안보국(NSA) 문서에 따르면, 미국의 조작극으로 드러났다. 8월 5일부터 미국은 북폭(北暴)에 나섰고, 이듬해 한국은 미국의 우방국으로 전투부대를 베트남에 파병했다.

“우선 휴머니즘, 그리고 나서 반전주의, 아니면 좋은 군인 나쁜 군인 식의 반성적 기록물, 그리고 좀더 심화한다는 게 고작 상처받은 개인의 내면 따위들이다. 전쟁의 주체는 누구인가, 이 전쟁에서 미국은 무엇인가, 아시아와 제3세계 민중은 어떤 사람들이고 무엇을 생각하나 등등 수많은 근본적인 접근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소설가 황석영(64)은 장편 <무기의 그늘> 서문에서 베트남전에 관한 미국의 인식을 이렇게 비판하고 있다.

황석영은 이 소설에서 베트남전을 기본적으로 미국이라는 제국의 비즈니스, 즉 ‘전쟁사업’이라는 시각에서 본다. “시장의 왕성한 구매력과 흥청거리는 도시 경기와 골목에서의 열광과 도취는 전쟁의 열도에 비례한다.”

미군 PX에서 흘러나온 물자의 암거래를 추적하는 한국군 병장 안영규,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의 위장 게릴라 팜 민, 부패한 베트남 정부군 소령인 그의 형 팜 꾸엔, 꾸엔의 정부인 한국 여인 오혜정 등을 통해 작가는 난장(亂場)으로서의 전장을 그린다. 작가의 참전 경험과 선굵은 필치가 어우러져, 전쟁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일깨운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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