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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질 추가 살해/ 히잡 쓰고 공포에 질린 얼굴들… '잔인한 심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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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질 추가 살해/ 히잡 쓰고 공포에 질린 얼굴들… '잔인한 심리전'

입력
2007.08.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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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심성민씨 살해 직후 아랍 위성채널 알 자지라를 통해 한국인 인질들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26일 임현주씨를 시작으로 4명의 육성이 국내외 언론을 통해 공개됐지만 동영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질의 추가 살해 위협을 통해 한국 및 아프간 정부를 더욱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알 자지라가 30일 오후 10시(현지시간) 방송한 동영상에는 여성 인질 8명과 남성 인질로 추정되는 4명 등 총 12명이 등장한다.

남성 1명의 옷차림이 31일 시신으로 발견된 심성민씨의 복장과 동일해 동영상은 심씨가 살해된 30일 이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알 자지라는 출처에 대해 ‘아프간 외부 출처’에서 입수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1분 남짓한 동영상 외에 미공개 장면이 있는지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 8명은 모두 이슬람 전통의상인 히잡을 둘러쓰고, 카메라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 채 땅바닥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나 13일 간의 억류 생활과 생명에 대한 위협으로 지치고 두려움이 역력한 표정들이었다.

탈레반은 여성 인질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뒷줄에 서 있는 남성 4명은 얼굴을 비추지 않아 한국인 인질인지 탈레반 병사인지 명확히 구분이 되지 않고 있다.

아프간 피랍자 가족모임 차성민(30) 대표는 동영상 속 7명의 신원을 공식 확인했다. 앞 줄에 앉은 여성 5명은 임현주(32), 한지영(34), 유정화(39), 이정란(33), 안혜진(31)씨, 뒷줄의 여성 2명은 김지나(32), 김경자(37)씨로 밝혀졌다. 맨 왼쪽에 서 있는 여성은 화면이 어두워 신원확인이 되지 않았다.

탈레반이 심씨 살해 직후에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25일 배형규 목사 살해에 뒤 이어 인질들의 육성을 공개했던 것의 연장선 상에 놓여 있다.

박성수 세명대 교수(경찰행정학부)는 “‘지금 보이는 인질들도 곧 살해될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해 공포심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물론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지 않고 있는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진실희 인턴기자 (서강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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